개개인의 삶 역시 경제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이 가정교육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에 하나가 경제교육이다. 어릴때부터 이루어지는 경제교육은 유대인들을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족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지금의 예루살렘을 비롯하여 팔레스타인 땅을 확보하게 된 기반에는 영국에 대한 자금지원이 있었다. 돈을 쓰기가 벌기보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유대인의 경제관념은 남의 마음을 읽어 이득을 만드는 것에 능숙한 사람들이다. 풍성한 만찬을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쓰며 삶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들은 돈의 가치인 금리에도 매우 눈이 밝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인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로부터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아 돈을 빌려주는 고리대금업자으로 등장한다. 가혹한 금리를 넘어서 샤일록은 돈을 갚을 수 없을 때에는 살 일 파운드를 떼어 달라고 제안하였고 안토니오는 증서를 써 주고 돈을 빌렸지만 파산하게 되어 샤일록에게 돈을 갚을 수 없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재판관으로 변장한 포셔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현대판 불법적인 사채에서 가끔 등장하는 신체포기각서의 모습이라고 할까.
제로금리에 가까운 돈의 가치 하락과 함께 풀리기 시작한 돈은 한국은행이 2021년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며 시중에서의 돈의 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런 금리를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어릴 때 개인적으로 통장을 스스로 만든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라서 통장을 만든다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때의 금리는 평균 10%대를 훌쩍 넘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한민국은 전체 경제규모가 확산이 되던 때로 그런 고금리를 주고라도 성장이 가능했었다. 끝없이 성장할 것 같은 한국경제는 IMF사태를 맞아 20%대의 금리를 기록하고 꾸준히 내려오다가 2008년 금융위기때 잠시 요동을 보인다음에 제로금리에 수렴하였다. 전세계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이 풀려 인플레가 생길 수 있는 요인은 중국이 저렴하게 생산하면서 흡수해주었으며 주식,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등에 돈이 들어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저렴하게 돈을 쓰던 시기는 약 10여 년간 진행되다가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시기와 함께 미국이 돈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얼마전 단 0.25% 올렸을 때 시중은행은 2~3%의 추가 금리를 반영하여 예대금리 차이의 꿀맛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도 했었다. 신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의 금리인상으로 주택을 살 때 지난 10년과는 다른 고금리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생각해보면 필자는 은행 창구에 가서 앉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잘나지 않는다. 주거래은행을 비롯하여 카카오 뱅크, K뱅크, 토스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 시중은행에서도 앱을 통해 대출을 비롯하여 예금등의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가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은행이 오프라인에서 할 일이 별로 많지가 않다. 즉 은행원을 더 뽑을 이유가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앱등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고령자등의 경제적 약자등은 더욱더 불편해지겠지만 지금까지 가장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던 분야가 은행업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가지고 있어야 되는 돈이다. 대한민국의 지급준비율은 법적으로 7%라고 한다면 돈을 1,000만원을 고객이 맡기면 은행은 70만원을 중앙은행에 맡기고 나머지인 930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900만원이 들어오면 63만원을 중앙은행에 맡기고 837만원을 시중에 풀어놓는다. 이렇게 반복이 되면 애초에 한국은행에서 찍은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한국에서의 은행법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 기관이 유지해야 할 최저 예금 지급 준비율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IMF와 부산저축은행사태를 거쳐 보완을 한 덕분에 국가에서 보장해주니 부실을 만들기도 쉽지가 않다. 대출심사를 할 때 신용점수등을 보면서 대출을 해주지만 은행의 리스크가 아니다. 화폐 공급을 무한대로 늘려서 얻는 수익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대출이자의 손실보다 훨씬 크다.
화폐의 가치는 어디에 수렴할 것인가. 고정불변의 가치라는 금이나 은도 있고 미술품과 같은 다양한 투자대상들도 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만 정부를 운영하는 주체들은 사람이기에 알려주지 않는 것이 많다. 1997년 IMF 때로만 돌아가 보더라도 정부는 국가부도 직전까지도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문제가 많은 기업들도 많았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유동성의 문제로 인해 폐업한 회사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 속에서 준비하지 못한 개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쳤다. 당시를 생각하며 거슬러 올라가 본다면 금이 가장 큰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 전세계적인에게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은 적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이때부터 대학을 보는 기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평생 안정적인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의대쏠림의 시작을 IMF이후로 보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1934년 황금 준비금 법안을 통과시켜서 금 가격을 온스당 35달러로 고정했었다.
1929년 증시 대폭락 당시 대다수의 미국 국민들이 손해를 볼 때 국제 금융재벌들은 많은 자금을 증시에서 황금으로 바꾼 뒤에 런던에서 환전하여 큰 이득을 보았다. 원소기호 Au로서 구리족에 속하는 황색의 금속은 무겁지만 엄청나게 유연성이 좋다. 금 10돈만 있더라도 서울의 롯데타워를 금으로 도배할 수 있을 정도다. 금속으로서의 유용성이나 화폐가치로서도 여전히 자신의 지위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금이다.
돈이나 자산에 있어서 진실을 알려주는 국가기관이나 은행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금이라는 존재는 미국이 끊임없이 싸웠던 대상이기도 하다. 1933년 루스벨트는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황금 보유를 불법 행위로 규정한 이래 금증서는 퇴출당하기도 했다. 주변의 지인들에게는 이미 인플레를 말한 적이 있었다. 석탄의 수급문제는 원유 가격의 상승을 만들어내고 자원을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온갖 생필품의 가격이 우선 올라가고 이어 식탁을 차리는 식량의 가격까지 상승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사회에서 금리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경제생활의 바로미터며 신용점수로 나타내어진다. 베니스상인에서 안토니오가 신용이 좋았다면 자신의 살을 담보로 제공했을까. 경제생활을 얼마나 잘해왔는지에 따라 그 사람에게 책정되는 금리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말은 않하고 있지만 내심 속으로 부를 이룩한 사람은 그만한 능력을 입증한 것이며 따라서 가난한 사람의 장기를 사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 불법이라고 하는데에도 불구하고 지금 밖으로 나가서 잠시 바닥을 유심히 살펴 보면 인증되지 않는 사채의 전화번호를 쉽게 볼 수 있다. 영화 공모자들에서도 장기밀매를 통해 사람의 몸이 얼마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범죄 스릴러로 그린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능력주의가 과연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가진 야망과 욕심은 그 사람이 가진 가치를 넘어서도 괜찮을 것일까. 인간 능력에 대한 기분 좋은 낙관론은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좌우되지 않으며 하기 나름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상상에만 머물지 않고 개인의 책임에 큰 무게를 싣게 만든다. 그런 긍정의 미래를 믿고 일명 금리의 레버리지 효과를 만들어서 무모한 것에 투자를 하게 만든다. 빌릴 수 있는 돈의 금리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시도해도 좋다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했던가. 수없이 많은 사건사고들이 시장 평균금리를 훨씬 웃도는 금리를 제시하는 사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반응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상은 선반영해서 경제 충격을 줄이고자 했지만 역전되어 버렸다. 미국의 돈줄이기가 끝나는 2024년 부터는 금리가 이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은행의 돈이라는 상품의 가격이다. 대출조차도 용이해져서 마치 백화점처럼 골라서 할 수도 있다. 은행은 돈을 팔아야 하는데 더 비싸게 팔려고 할 것이고 신용도가 낮은 사람은 더욱더 돈에 다가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저성장 고물가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에 대해 기대를 해보아도 좋다. 시간이 지나 거대해 보이는 거품 경제의 급소는 바로 신용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해도 돈에 대한 공부를 시키는 데에는 인색했다. 의대에 보내려는 본질은 결국 돈인데도 불구하고 그 말은 뒤로 한 채 시험성적만 강조를 한다. 돈이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으면 돈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해온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돈을 아끼고 돈을 최대한 빌리지 않는 것이 최선일까. 일반적으로 은행에 금리는 맡길때는 약소하게 빌릴때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끊임없이 사기사건과 저축은행등에서 생기는 문제는 바로 금리에서 시작해서 금리에서 터졌다. 사회가 줄 수 있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개개인에게 십시일반으로 돈을 받아서 투자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고 은행등을 통해 돈을 조달을 한다. 게다가 다단계등의 사기등에서 제시하는 그런 금리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는다. 많은 사람들이 소액으로 투자를 해서 상당한 금리의 수익을 준다는 달콤한 속삭임은 지나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기본적으로 금리는 돈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금리가 높으면 일반적으로 예금이나 채권으로 흐르고 금리를 낮추게 되면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흘러들어간다. 계속 파동이 만들어지듯이 바다의 파도처럼 끊임없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서핑을 잘하기 위해서 파도의 흐름을 보듯이 금리의 흐름을 보면서 자신의 경제생활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2020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묘한 동행을 하고 있으며 경기지표가 완만하게 안정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지각밑에서 쌓이는 응력처럼 경제에너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20년간 안정적이면서도 호황을 누려왔던 자산시장의 장밋빛 미래는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개개인의 삶 역시 경제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중앙은행에서 기준으로 삼은 BP는 베이시스 포인트로 바로 이전 금리에서 얼마나 올렸는가를 수치로 보여준다. 살다보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도 있고 여유가 없을 때도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좁게 보면 개인의 삶에서도 주관적인 금리가 있다. 주관적인 금리라는 것은 자신이 가진 자산에서 만들어지는 여윳돈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없다면 그 여윳돈이 유일한 수입원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돈을 쓸 수도 있고 베니스상인의 안토니오처럼 최악의 조건으로 돈을 쓸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금리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