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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8. 2023

사람을 보는 눈

제천시에서 벌어진 여자친구 암매장 살인사건

센트럴 공원을 바라보는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이 뉴욕의 미국인들의 소망일 수도 있지만 그런 삶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명문대학 중에 뉴욕대학교가 있다. 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대학으로 이런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재력이 있어야 한다. 1831년, '뉴욕시티대학교(University of the City of New York)'가 전신으로, 1896년 '뉴욕대학교'로 교명이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교훈은 꾸준하고 탁월하게(Perstare et Praestare)다. 


어떤 집안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수는 있다. 김 씨라는 여성은 센트럴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 살았던 사람이다. 도심 속에 사는 뉴요커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으로 뉴요커들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독립국가인 모나코보다 큰 거대한 센트럴 파크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한 집안에서 10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삼 남매 중에 장녀를 중학교 때 미국으로 보내 교육을 시킨다. 미국 사관고등학교를 거쳐서 뉴욕대학교를 진학하여 교육을 받게 된다. 이때까지는 괜찮은 이야기였다. 크지 않은 식당을 운영하며 가정을 유지하는 부모는 유학과 교육을 위해 힘들게 사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대출까지 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교육은 가족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가 않다면 결국 가족에게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가정형편이 넉넉하다면 모를까. 천재적인 능력이 있지 않다면 경제적인 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김 씨는 계속 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돈을 그녀에게 투자하였기에 그녀도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2014년에 25살이 된 된 김 씨는 동생들의 학비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해 부산의 한 영어학원에 강사로 입사하게 된다. 약 10여 년의 시간을 공부한 것이 영어강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했을까. 이때 이 씨와의 악연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려다가 실패했고 이후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고 부산으로 내려와 학원에 등록한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희한한 사람이다. 서울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사람이 갑자기 영어공부룰 한다는 행동도 정말 이상해 보인다. 그런 사람과 연인이 된 김 씨는 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사람을 보는 눈이 없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지옥으로 끌어당기기도 한다. 


친구들에게는 잘해주는 인물이었으나 집착이 심했고 상습적인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던 이 씨는 김 씨를 학원 회식 때문에 연락을 못 하자 회식 후 자던 김 씨를 찾아가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김 씨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 씨가 애걸복걸하면서 빌었다고 한다. 그렇게나마 헤어졌다고 생각했을 때쯤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15년 5월 2일 김 씨와 이 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크게 각오했는지 이별을 통보하면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같은 날  김선정을 쫓아가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2일 동안  시신과 함께 지내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시신을 시멘트로 덮어서 암매장하기로 결정하고 렌트차량을 예약하고 철물점에서 20L 이상의 대형 물통 4개와 고무대야 2개, 대형 석쇠 8개를 구입하고 김선정 씨의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은 뒤 렌트차에 싣고 충북 제천의 한 모텔로 향한 후 그녀를 암매장한다. 약 2주간 불안함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는 등 시간을 보내면서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술을 마신 후에  김 씨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손목을 그은 뒤 경찰에 자진신고해서 붙잡히게 된다. 


사람을 보는 눈은 살면서 가장 중요하다.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보다 돈의 의미, 사람을 보는 눈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부모는 많지가 않다. 가해자 혹은 범죄자의 행태가 가장 큰 범죄이며 잘못이지만 사람이 말하는 한 마디, 행동 그 모든 것이 그 사람의 본모습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안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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