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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30. 2023

겨울 산책

바다풍광이 좋은 홍성의 시원한 느낌의 카페 VITZ

사람의 순간순간은 언제나 과정 속에 있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지나가든 시간은 흘러가겠지만 너무 빨리 갔다고 생각만 하면 너무 허망하지 않을까. 겨울이 되면 다른 계절과 달리 쌀쌀한 바람이 야속할 때가 있지만 그만큼 맑은 느낌이 들어서 사색하기에는 좋다. 물론 어느 정도는 따뜻하게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겨울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계절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잠시 쉬면서 마음의 염증을 제거해 보는 것도 내년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 

남당항을 지나쳐갈 때 항상 보았던 이 카페를 방문해보고 싶어졌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 들어가서 보는 것 그리고 정원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그래서 입장이 차이가 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이 카페의 콘셉트는 노란색과 투명함이다. 바다가 보이는 핑크뮬리 카페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는 곳으로 야외로 나가면 바람의 언덕이 만들어져 있다. 

이제 어느 곳을 가든지 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가 있다. 아담과 이브에 대한 중세 대중연극의 주요 소도구는 에덴동산을 상징하는, 사과가 매달린 젓나무였다고 한다. 

이제 빵의 종류도 너무 다양해지고 있다. 카페마다 독특한 빵을 만들어서 먹거리를 기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소보로, 시나몬 트위스트, 프레첼, 단팥빵등은 이제 어딜 가든지간에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추운 날이어서 그런지 카페내부로 들어오니 포근함이 느껴진다. 전체적인 색감이 노란색이어서 그런지 더욱더 따뜻해 보인다. 색의 유혹이라는 책에서처럼 색은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감성을 주기도 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카페에 조성이 되어 있는 바람의 언덕을 한 바퀴 돌아본다. 신기하게도 제주도를 걷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두었다. 

어느 겨울날, 춥지만 안에만 있기에 답답할 때 나와서 이쁜 카페를 거닐어보는 것도 좋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바람의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겨울에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카페 VITS는 지금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낯선 이곳의 촉각과 미각, 시각과 후각으로 대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보통 인테리어는 자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날이 조금 덜 추웠으면 좋겠지만 이날도 괜찮았다. 수제청으로 만들었다는 음료를 마시면서 향도 맡아본다.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은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향의 놀라운 효능을 알아서 약으로도 쓰고, 향수로도 만들었다. 

인간의 오감 중에서 후각만이 주는 즉각적이고 원시적인 감각이 있다고 한다. 다른 감각과 달리 후각은 기억과 학습 그리고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의 해마와 편도체에 직접 전달되는 원시 신경 루트와 시각이 합쳐지면 또 다른 경험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홍성 VITZ라는 카페는 제주도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의 분위기가 특징이다. 바다를 코앞에 두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제주도 돌담길과 어우러지는 풍경에 제법 괜찮다. 괜찮은 분위기의 카페는 때론 당신의 감성을 한층 향기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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