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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23

돈과의 악연

강서구 시의원과 탐욕스러운 자산가와의 만남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다른 인간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그것에서 무언가를 바라게 되면 희석이 되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무언가 대가를 바라고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돈이 개입되게 되면 명을 재촉하는 경우가 많다. 99세에 세상을 떠난 자산가 찰리 멍거는 오래 살 수 있는 장수 비결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거래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멍거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유해한 사람들을 피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재미있고 자극적이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보다 주변에는 유해한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자신에게 필요한 돈이 얼마 정도일까. 원하는 것이나 탐하는 것이 많지가 않으면 삶은 풍족하다. 무언가를 더 얻고 싶어 하고 더 가지고 싶어 할수록 돈의 탐욕은 자신을 삼켜버린다. 강서구에서 건물주이며 자산이 3,000억 정도로 추정되는 송승호 씨는 67세의 나이로 2014년 3월 3일 시신으로 발견이 되었다. 


시신은 둔기와 예기가 혼합되어 있는 상처가 드러났다. 둔기와 예기가 혼합되어 있는 흉기는 손도끼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정도 자산을 모으는 데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을 포함한 인근 다세대주택 및 웨딩홀등을 소유하게 되면서 사기혐의로 구속까지 되었으며 돈에 대한 탐욕은 이미 주변에 소문이 자자했던 모양이다. 돈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용의 선상에 올라가 있던 터라 용의자를 확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그 후 사건당일 이동 루트를 확인해 보던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에 들어오고 나가던 사람들을 확인하다가 범인은 팽용찬(44)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팽용찬은 범행 사흘 만에 인천공향에서 중국으로 출국해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도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요청하고 중국 공안과도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정치와 검찰과 엮이게 되면 그 결말이 좋은 경우는 많지가 않다. 돈에 대한 탐욕이 남달랐던 송승호 씨는 강서구 시의원인 김형식과 만남을 하기 시작했다. 송 씨가 소유한 순봉빌딩이 포함된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 부동산을 일반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기 위해 로비를 한 것이다. 2010년부터 23011년까지 5억 2,000여만 원과 수천만 원어치 술 접대를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였다. 그렇지만 시의원정도가 바꿀 수 있는 도시계획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주거지역은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불가능했으며 이때부터 서로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송 씨는 김형식에게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쓴 돈 만원조차 기록을 하면서 아까워했던 그에게 그 돈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돈이었다. 서울시의원이었던 김형식에게는 별다른 능력이 없었지만 도움을 받아가면서 살던 팽용찬은 살인 의뢰를 받게 된 후 고민을 하게 된다. 7,000여만 원을 팽용찬에게 주며 그 가족까지 보살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압박하자 송 씨를 살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결국 2014년에 행동에 이르게 된다. 


10년 지기였다는 김형식은 혼자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팽 씨가 스스로 죽을 것을 압박하였다. 여러 번 시도는 했지만 결국 중국에서 잡혀서 6월 24일 한국으로 인도되게 된다. 본국으로 소환되었지만 살인혐의만 인정하고 사주받은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와이프등의 권유로 살인교사를 한 사람이 당시 서울시의원인 김형식이라는 것을 진술하였다.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던 김형식은 차고 넘치는 증거로 인해 2015년 8월 19일 3심인 대법원까지 가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이들의 관계를 보면 돈과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얽힌 관계가 어떻게 종말을 맞게 되는지 볼 수 있었다. 세상에 유해한 사람을 멀리 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가능성은 높아질 수가 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야 행복할 수가 있을까. 어떤 목적으로 돈이 필요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고 무조건 돈이 많은 것이 좋다는 이 사회에서 사기는 만연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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