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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7. 2023

얼짱 강도 이미혜

한국인들의 이해하지 못할 외모에 대한 가치관

한국인들은 외모로 상당히 많은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이상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 사람의 생각이나 지혜 같은 것은 별개이고 그냥 아무 말이나 떠들어도 이쁘면 그냥 좋다고 지갑을 여는 덜떨어진 남자들은 아프리카 TV에 가면 쉽게 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조민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행보에 관심도 없지만 단지 외모만으로 많은 사람들(남자들 비율이 높을 듯)에게 메신저가 되는 것도 외모지상주의의 한 단편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쯤 그냥 범죄자가 된 여자가 있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서 태어난 이미혜는 1982년생이다. 그리고 경상북도 경주에 살던 이미혜는 중산층 가정에서 장녀로 태어나서 평범하게 자라났다. 그녀에게는 여동생 한 명만 있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하던 이미혜는 당시 폭력 전과 1 범이었던 김영근(당시 31)을 만나 인생에 꽃(?)을 피우게 된다. 근묵자흑이라고 했던가 남자친구에 의해 검게 물들어가던 이미혜는 남자친구와 함께 강도를 저지르기로 한다. 경북 포상 시 승강장에서 그녀와 남자친구가 강도질을 한 것은 2003년 1월이다. 


카풀 승강장에서 피해자를 차에 태워주는 것처럼 속인 뒤에 칼로 협박하여 금품과 카드를 빼앗으면서 전국에 얼굴을 알리며 공개수배가 된다. 연이어 같은 달에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강 모씨에게 현금과 카드를 빼앗는 등 여성만을 상대로 3차례의 강도와 12차례의 절도, 차량 1대와 번호판 3개 등을 훔쳤다. 그녀의 얼굴이 공개되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에서 강도얼짱 미혜라는 카페가 개설이 된 것이었다. 심지어 이쁜 여자는 용서해 주 자는 등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못생긴 여자를 대신 잡아서 벌을 주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게 되자 이들은 강원도 속초시로 도망쳐서 원룸을 얻고 장기 도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거의 1년이 넘게 숨어 살던 이들은 2004년 2월 23일 이미혜의 어머니를 미행하다가 발견이 되었다.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바닷가 앞에서 체포되어 김영근은 징역 4년, 이미혜는 징역 2년 5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천사미혜지킴이라는 아이디의 정신 나간 사람은 "당신은 잘못이 벗습니다.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힘내세요."라는 글을 대문에 걸어두었다. 


때론 세상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쌓은 것이 아닌 우연의 산물 혹은 외면적인 것에 치중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만큼 빠른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욕망의 산물이기도 하다. 자신이 노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는 데에 집중을 하고 자신이 그 요건이 안되면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추종함으써 목적을 이루는 것처럼 대리만족을 한다. 이런 사건이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고 주목받을 만한 사유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쁘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호기심과 인기를 누리는 것은 정상적이지는 않다. 


분명한 것은 검은색에 물들어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때가 묻는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검은색을 가리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하고 헛된 소리를 지껄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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