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랑을 꿈꾸던 대전 내연녀 부부 살인사건
대전 버드내아파트 건너편에는 대전 사람들이라면 예전에 사창가로 알고 있던 빨간색의 불이 들어오는 유천동골목이 있다.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 부근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던 여성 김 모 씨(42)는 나이차이가 많은 남편 강 모 씨(68)와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006년에 이곳은 아직 홍등의 불빛이 꺼지지 않은 때였다. 이들은 대전에서 오래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김 모 씨는 새로운 사랑을 꿈꾸었던 모양이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여성 김 씨가 갑자기 화장품가게를 열지 않기 시작한다. 그런 상황을 인지하였던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남편 강 모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게 된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잠적을 한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가지고 조사하던 중에 갑자기 제보가 들어온다. 그 사람은 최 씨(45)였다. 아내 김 모 씨와 내연의 관계를 유지했던 남자는 노래방에서 일하던 삐끼 같은 조 씨(44)였다.
많은 나이차 때문이었을까.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싶었던 것일까. 김 씨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었다. 남자를 잘못 선택한 덕분에 그녀는 명을 재촉했다. 조 씨는 김 씨에게 성적인 것과 경제적인 이득을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충북 옥천군 인근 자신의 부모 묘지 앞에서 내연녀 김 모 씨(42)를 목 졸라 살해한 뒤 16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사실 둘이 만나서 나이 많은 남편을 죽이고 잘 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조 씨는 살고 있는 부인과 이혼할 생각이 없었다. 남편을 죽였는데도 불구하고 조 씨가 이혼하지 않자 김 씨는 재촉했던 것으로 보인다. 옥천을 자주 가기 때문에 그 현장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다. 조 씨의 범행을 알린 최 씨(45)는 조 씨를 도와 강 씨를 살해하고 충북 옥천군 인근 야산에 암매장하는 일을 도운 혐의만 받고 있었다. 이미 구속된 조 씨도 조사과정에서 "살해 당시 나를 최 씨가 도와줬다"라고 일관되게 진술,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었다고 한다.
공교롭게 남편 강 씨가 사라진 시기에 조 씨와 아내 김 씨가 계약한 곳이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한 원룸이었다. 중리동에 원룸이 많이 있다. 지금은 저렴한 임대료로 살 수 있는 곳 중에 하나가 중리동 원룸골목이다. 돈을 보고 화장품 가게에서 있던 남편 강 씨는 이들에 의해 나일론 끝으로 목 졸라 살해되었다. 불륜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짜릿함이다. 강 씨를 죽이고 나서 짜릿함이 사라진 순간 조 씨는 여자에게 흥미를 잃었던 모양이었다. 어차피 돈이나 챙기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조 씨는 최 씨와 함께 김 씨의 흔적도 지우기로 했다.
불륜을 하게 된 조 씨와 김 씨 이들 둘이 만난 것은 바로 도박을 하는 게임장이었다고 한다. 성인 오락실에서 할 것도 없이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내연관계로 발전하면서 매일 만났다고 한다. 직업 같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던 조 씨는 허세로 세상을 살면서 포장했지만 그 와이프와 관계는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이차 많이 나는 남편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김 씨와의 만남은 그들에게 사랑이었지만 칼날이 숨겨져 있는 관계였던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2006년 6월 5일 10시경에 김 씨는 남편 강 씨가 쉬고 있다는 말을 조 씨에게 한다. 그 연락을 받은 조 씨는 화장품 가게 안의 내실에서 누워있는 강 씨를 제압하고 최 씨와 함께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아내 김 씨는 화장품 가게 밖에서 망을 보며 남편의 살해를 도운다. 사람까지 죽일 정도의 사랑스러운 관계는 그렇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을까.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런 일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들은 그런 사람에 불과하다. 남편의 명을 줄여준 아내 김씨는 결국 자신의 명도 줄인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