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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6. 2024

따라지 같은 인생

8(や), 9(く), 3(ざ)로 만들어진 야쿠자(やくざ)와 같은 삶

인생은 도박일까? 아니면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삶인가. 인생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한다면 영원히 따라지 같은 인생을 사는 셈이다. 한국은 대부분 화투 두장을 가지고 우열을 가리는 섰다를 선호하고 일본인들은 패 3장을 뽑아 숫자 합의 끝자리를 가장 높게 만드는 도박인 오이 쵸 카부(おいちょかぶ)를 주로 한다. 트럼프 카드로 하는 블랙잭처럼 21에 가장 가까운 느낌처럼 끝자리가 가장 높게 되면 좋기에 카부 도박에는 "7 이상을 뽑으면 다음 장을 뽑지 않아도 된다"는 기본 규칙이 있다. 그렇지만 사람의 욕심은 그렇지가 않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도 그만인 사람들은 노력보다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일본에서는 야쿠자의 기원을 다르게 말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숫자  8(や), 9(く), 3(ざ)를 단어로 만들고 '쓸모없는 존재, 인생을 무모한 도박처럼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자조했던 야쿠자 조직원들의 말이 맞다고 생각이 된다. 원래 그들이 그렇게 시작을 했으니 말이다. 조직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야마구치구미(山口組), 스미요시카이(住吉会), 이나가와카이(稲川会)는 적당하게 잘 유지가 되고 있다. 

영화 따라지 비열한 거리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준 B급 아니 C급 영화쯤 된다. 따라지는 한국에서 주로 하는 대표적인 카드 게임인 포커의 화투버전이라고 볼 수가 있다. 가장 높은 패는 3.8 광땡, 1.3 광땡, 1.8 광땡, 숫자의 끝에 장땡, 9땡등으로 정해지지만 끝으로 두 패의 합의 일의 자리로 아홉 끗, 여덟 끗 등으로 내려오다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망한 패가 끝이 0인 망통이다. 망통은 야쿠자의 끝자리와 같다. 망통은 가장 낮은 최약의 패다. 즉 희망이 아예 없는 패의 인생이 따라지 인생이다. 

따라지 비열한 거리에서 몸을 파는 따라지 인생의 여자와 주먹으로 사는 따라지 인생의 남자와의 조합이다. 희망이 거의 없어 보이는 두 명의 조합은 역시 따라지다. 세상은 계속 변화하는데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결국 뒤처지게 된다. 임진왜란에서 일본은 더 이상 전쟁이 필요하지 않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시대를 열게 된다. 이때 살인기술 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던 사무라이 50여만 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자신에게 유일한 기술을 기반으로 폭력조직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조선의 경우 폭력조직인 검계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따라지는 단적으로 말하면 난쟁이며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한 껏이 따라지 신세가 되어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있다. 자신의 삶에 선택권이 더 이상 없는 것이 따라지 인생이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서로 믿지를 않고 살아가는 것이 따라지 인생이다. 야쿠자들에게 인생의 희망이 있을까. 두목이 된다면 몰라도 대부분 조직원들의 삶은 그렇게 희망적인 경우가 없다.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몸뿐이 없는 여자와 남자와의 조합은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에는 너무나 빈약한 조합이었다. 

그녀에 대한 평가를 뒤로하더라도 일국의 황후였던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낭인들 역시 일본 야쿠자들이다. 그 조직은 이 땅에서 수많은 악행의 이면에는 이 야쿠자들이 있었다. 무언가를 빼앗고 사람을 압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야쿠자들은 일본강점기에 경성에서 온갖 이권에 개입했던 하야시도 이들 중 하나였다. 

인생에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자신의 인생을 고달프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일본에서도 2011년에 폭력단 대책법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일본 내에서 야쿠자로 활동했다가는 이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야쿠자는 자신의 명의로 휴대폰 개설, 은행거래, 자동차 명의 등록, 보험 가입도 안될뿐더러 모임 장소를 빌려주거나 주택을 빌려주거나 골프장 출입, 목욕탕 출입 같은 사소한 것까지 금지당하며  관계자임을 숨기고 거래를 해도 나중에 발각될 경우 사기죄가 적용되어 처벌받는다. 조바심이 나는 양지의 삶은 천천히 가지만 적어도 완전히 꽝이 되는 망통(0)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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