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속의 천년의 신비로 불리는 진천 농다리의 풍광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아트리움을 본래 무언가로 덮여 있는 외부 공간이라고 부른다. 자연순응형 디자인 원칙이 점점 중요해짐에 따라 많은 현대건물에서 아트리움을 두었다. 자연순응을 한다는 것은 구조공학적으로 오래 건물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천년이 훌쩍 넘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진천 농다리는 오래도록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장소를 강조하는 흐름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땅의 혼이라는 개념과도 결부가 된다.
조성 중인 초평호 제2하늘다리가 올해 3월쯤 준공이 되면 길이 309m의 이 다리가 조성되면 농다리 일대를 도는 산책로가 완성된다. 올해 상반기에 농다리 일원에 추진되고 잇는 관광명소화 사업이 끝날 것이라고 한다. 지금 농다리 입구의 건물들은 한참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다.
농다리가 있는 부근에는 상산 임 씨의 세거지가 자리하고 있다. 상산임 씨의 시조 임희는 신라말 진천 지역의 호족으로 왕건을 도와서 고려 건국에 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 임 씨의 후손 중 한 명인 임장군이 진천 농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본래 28수를 응용하여 28칸으로 만들었다.
진천 농다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1992년에 구산동을 수호하고자 주민이 모두 합심하여 흙과 돌로 쌓아두었다고 한다.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이곳에서 사는 청장년들이 계속 세상을 떠나자 액운을 막을 요량으로 석성을 쌓았고 그 이후에 마을이 평안해졌다고 한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문득 진천 농다리가 보고 싶어졌다. 진천이라는 지역의 매력을 보기 위해서는 진천 농다리부터 걸어보고 왜 살아서 진천에서 있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최근 진천군은 우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생거진천의 전속모델로 안정환을 선택했다고 한다. 올해 진천은 2024년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 기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천읍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생거진천의 농다리의 28칸은 적도 근처에 있는 별자리의 총칭인 28수를 닮아 있다. '수'는 '머무른다'는 뜻인데 '집'이라는 뜻의 사(舍)를 붙여 '28사'라고도 한다. 달이 하늘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데 약 28일 걸리며, 이때 달이 머무는 곳이 수가 된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여성의 신체변화가 달의 주기와 맞아떨어지니 진천 농다리는 여성에게 좋은 기운을 준다고 볼 수 있을까. 옛날의 기술이 적용된 돌다리로 이 정도 규모의 다리는 전국에 없을 듯하다. 돌다리가 있어도 실제 목적에 사용되지는 않고 복원되어 문화재로서만 보존되고 있다.
아무리 세찬비가 내려도 혹은 감당이 안될 정도의 폭우가 내려도 진천 농다리는 뒤덮일 뿐이 쓸려나가지는 않는다. 흘려보낼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그런 지혜가 이 다리에 스며들어 있다.
정통 궁중요리 대가의 비법 손맛을 타고난 ‘영신’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갈등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인 밥이 되어라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충북의 밥맛 좋은 집이 연상된다.
28 수란 중앙을 두고 백호, 청룡, 현무, 주작을 방위마다 연결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모든 흐름은 생각을 잇는데 도움이 된다. 고려 태조 왕건을 도와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된 임 씨와 그 후손이 만든 진천 농다리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었으며 지금도 사람들이 진천을 찾게 하는 이유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