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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7. 2024

박수홍의 1심결과

관리받지 않은 돈은 사람의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에 돈이 매개체가 되면 그 관계는 필연적으로 문제의 가능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 관계가 가족이나 너무나 친한 관계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문제는 그 관계를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데에서 발생한다. 그걸 개개인의 선의에 기대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인간의 탐욕을 간과한 것이다. 은행, 공공조직, 회사등을 가리지 않고 횡령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횡령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보니 돈을 조금 횡령해도 티도 나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다. 그러다가 보면 금액이 커지게 되고 그것이 범죄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1심에서 친형이 징역 2년을 받았고 그 와이프는 무죄가 선고되었다. 단연히 박수홍과 김다예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친형의 20억 원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친형이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두 곳에서 각각 7억 원, 13억 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한 것. 개인 자금을 빼돌렸다는 점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박수홍이 주장한 것과 달리 일부만 인정이 된 셈이다. 판결문에서  ‘박 씨(박수홍의 형)의 처라는 점 외의 회사업무에 대해 모른다’, ‘법인카드를 일부 사용했으나’, ‘절세’ 등에 분노를 했다고 한다.


박수홍의 친형이 처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무감각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연 박수홍은 그런 형의 태도와 처신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박수홍의 친형이 자신의 재능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면 자신의 동생의 돈을 관리하는 일을 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수홍이 열심히 일을 하고 개인의 삶을 즐기며 살고 있으면서 친형이라는 이유로 그냥 막연히 믿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관리받지 않은 돈에 대해 스스로가 어떻게 물들어가는지 알지 못하는 존재다.


일부의 사람들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착각한다. 남녀노소, 인물의 생김새, 혹은 인기와 매력에 상관없이 다들 착각들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던 중 누가 경제적인 전권을 넘겨주었을 경우 그 사람의 착각의 성은 더욱더 커져간다. 그걸 제어하고 바라보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더욱더 그 심각성은 더 커져갈 수밖에 없다. 과연 박수홍은 모든 책임을 친형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자신은 돈 버는 노예에 가깝다는 울분을 토해내는 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될까.


우선 박수홍은 그 친형에 비해 발언권이 훨씬 세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실어주는 언론도 있고 주변 연예인들도 그의 입장에서 말을 해주고 있다. 박수홍 씨의 개인자금을 유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계좌는 박수홍 씨가 카드를 보유하며 사용했고, 박 씨가 동생을 비롯한 가족 전체의 경제활동을 관리한 점을 들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능을 가진 사람이 경제적인 것을 아주 믿을만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모두 맡기고 자신이 할 일만 하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세상일이 그렇지가 않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본업 이외에 사업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자산관리 좀 하고 무언가를 해보려고 할 때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사업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사업이라는 것이 본업도 적당하게 하면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수홍이 어떻게 활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 그것만으로 자신의 시간을 쓰는 것만으로도 부족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 틈새를 친형과 그의 형수가 파고들어서 무감각해진 상태에서 돈을 마음대로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수홍이 자신의 활동을 좀 줄이고 자신의 경제적인인 부분을 관리하고 친형이 관여한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는 안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형이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처럼 자기 절제를 하면서 잘 관리하고 자기 분수대로 살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필자는 사람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해관계는 항상 초기부터 관리하고 돈과 관련된 것들은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말한다. 그것이 자신에게도 좋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좋으며 나아가서는 관계가 오래 가게 만든다.


박수홍과 친형의 관계는 아무튼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과정까지 왔다.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결국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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