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도 좋아했다는 평택의 유명한 밥도둑 부대찌개
지난 몇 년간 매일매일 아주 성실하게 마시던 막걸리를 거의 끊다시피 마시지 않고 있다. 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기에 마시지 않았을 뿐인데 그 나쁜 효과는 상당하다. 막걸리에 들어간 칼로리가 엄청났던지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밥을 많이 먹게 되었다. 막걸리가 얼마나 많은 열량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안 좋은 습관이라고 할지라도 관성에 의해서 그냥 살가가는 것이 사람이지만 필자는 조금 특이한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안 해야 된다는 주의로 살아간다.
평택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유명한 집을 찾던 도중에 서민적이지만 부대찌개가 맛있다는 음식점을 찾았다. 이곳은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다. 1인분도 괜찮은 수준으로 나오며 허영만 씨도 이곳을 찾았던 모양인지 소개가 되어 있었다. 아무튼 부대찌개를 주문하고 주린배를 채우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김치가 맛이 있는 곳이다. 부대찌개가 맛이 있으려면 우선 베이스인 김치가 맛이 있어야 한다. 김치가 맛이 없다면 좋은 햄이 들어가도 반쪽짜리 맛을 낼 뿐이다. 까르보나라라는 크림 파스타가 2차 세계대전 후에 이탈리에에서 유명한 음식이 되었듯이 한국 역시 한국전쟁 이후에 미군으로 인해 여러 음식이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부대찌개다.
이곳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한 공기가 기본으로 나온다. 배가 고팠던가 아니면 막걸리가 빈자리가 컸던 탓일까. 이 정도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먹으면서 든다.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단백질 제공을 위해 미군에 스팸(SPAM)을 제공했다. 그리고 양질의 소시지도 전투식량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마 평택에 사는 사람이나 이곳을 찾아간 사람들은 이 음식점이 어디인지 알 수도 있을 듯하다. 오래간만에 괜찮은 부대찌개를 먹는 듯하다. 김치와 대파가 듬뿍 들어가 있는 부대찌개에는 다진 고기와 소시지가 듬뿍 들어가 있다. 이 집은 두부, 베이크빈스 같은 것은 보이지 않지만 이곳만의 특징이 있다.
통조림 소시지나 햄에서 나오는 짜고 기름진 맛에 발효된 맵고 짠 김치를 넣고 푹푹 끓이자면 사실 엄청나게 짜다. 모든 것이 소금으로 간이 되어 있는데 그래서 더욱 많이 먹는 것일지도 모른다. 달달하고 짠맛은 사람을 더 많이 먹게 하는 쓸데없는 마력이 있다.
부대찌개에는 고급화된 햄, 소시지 그리고 김치뿐만 아니라 채소, 두부, 떡 같은 간이 되지 않은 생 음식들을 곁들이고 라면 사리도 추가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전쟁 이후에 밀가루가 보급이 되고 배고프던 시절의 부대찌개와는 다른 맛이다. 물론 그 시대의 부대찌개를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말이 그렇다는 말이다.
한 공기를 깨끗하게 비우고 다시 한 공기를 주문했다. 대체 막걸리의 칼로리가 얼마정도 되는지 이해 가기 힘들 정도로 많이 먹은 것이었다. 그래놓고 살이 빠지기를 바랐던 것을 보면 때론 알면서도 모른 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의 어리석음이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무엇이든지 간에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다. 100년은 안되었지만 김치가 들어간 덕분에 부대찌개는 한국음식과 비슷해져가고 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막걸리를 성실하게 마시면서 살을 빼겠다는 말은 그야말로 헛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