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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6. 2024

결혼은 선택

아이가 사라져 가는 시대에 남녀를 붙잡는 것은 

통계청의 통계에서 이혼이 높은 연령대가 20대, 30대의 비율이 꾸준히 줄고 있다. 20대와 30대가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행복하게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결혼하는 사람의 비중이 줄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결혼이 30대 중반에서 후반에 하게 되면서 이혼을 하는 연령대가 40대가 되고 있다.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줄고 있지만 아이를 낳는 부부는 더 줄어들고 있다. 자신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이 시대에 남자로서 혹은 여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고루한 옛날 사람들의 생각에 불과해지고 있다. 


즉 경제적인 부분과 가사에 대한 일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을 한다. 결혼은 삶에서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된다는 의미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굳이 그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경제적으로든 집안일이든 도움이 되지 않은 반려자는 존재의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미 많은 부부들은 결혼과는 별개로 자신의 독립적인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원하고 있다. 아마 기존의 결혼관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변화가 낯설것이다. 


결혼식비용부터 집을 마련하는 것과 생활비를 내는 것까지 각자의 몫만큼 내는 것이 일반적이고 누가 누군가를 부양하듯이 살아가는 것은 과거의 결혼유물처럼 생각되고 있다. 결혼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가정을 이룬다는 것인데 가정에 이들의 결속을 만드는 요소는 바로 아이였다. 유일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의 가장 큰 능력으로 인해 경제적인 불균형을 남자 쪽에서 감당해야 했었지만 이제 그런 것이 사라지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 결혼이 유지가 가능한 것이 요즘의 흐름이라고 한다. 


저출산은 자영업을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60대 이상만 되더라도 소득원이 사라지거나 저소득으로 인해 소비가 확실히 줄어들게 된다.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세대들은 3040세대들이다. 50대만 되더라도 한참 무르익어가는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많아서 자제를 하게 된다. 지금 20대들만 보아도 40대에 비해 매년 50~60% 정도로 태어났으며 30대도 70% 정도에 불과하다. 즉 먹고 마시는 소비를 하는 절대적인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50~70대는 아직도 인구비율이 꽤나 높다. 그리고 40대가 50대로 진입하게 되면 더욱더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시인구는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는데 소비하는 인구는 줄어드는 것이 미래에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결혼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행일 수 있다. 그냥 아예 선택지에서 없는 사람들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TV에서 모태솔로와 관련된 사람들도 나와서 짝짓기를 하는 방송도 나오지만 사실 40대 중반을 넘어가기까지 한 번도 결혼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미 선택지라는 것을 아예 생각하지 않게 된다. 인생주기에서 결혼과 출산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회가 이렇게 근본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이때에 개인적으로 책임을 많이 지우는 결혼으로 남녀를 엮으려고 하는 것이 과연 출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태어나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며 직장을 선택한다. 이 모든 선택에는 과연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결혼 역시 선택이 되어버렸다. 개개인의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는 것은 결국 상대방에게 부담을 얹는 행위가 될 수가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가 있다. 특히 아이라는 것이 사라져 버린 가정에 더욱더 계산적으로 상대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부라는 개념을 과거의 인식에 묶어둔다면 현재 인식변화가 이미 일어나 버린 MZ세대를 비롯하여 그보다 더 현실적인 청소년들에게 어떤 방향성도 제시해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0년 사이에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저출산은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큰 규모의 기업들은 길을 찾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소비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사업자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결혼은 더욱더 쉽게 선택하기가 어려워진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로 일하고 있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보면 50대 중반만 넘어가도 돈 쓰기를 돌같이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은 생존하는 것과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소비하기를 주저할 것이고 더욱더 지갑을 닫고 살아갈 것이다. 


결혼은 선택이라는 것은 이제 결혼이라는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르는 세대들과 그들의 부모가 같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보통 자식들이 결혼하게 되는 연령대가 50대 중반에서 60대 후반일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 과연 자식의 눈에는 행복해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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