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튤립, 영국의 남해회사, 프랑스의 미시시피 회사
우리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것을 가지고 가치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휴지, 신발, 물이라던가 쌀등은 없으면 안 될 필수적인 것들을 가지고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며 사람들의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한 투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끈다. 지금까지 다단계라던가 폰지사기의 모든 것들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들에서 생겨난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실체를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야 했었다.
최근 10여 년간의 가상화폐, 그 이전 10여 년간의 금융시장의 파생상품, 그 이전 10여 년간의 닷컴버블, 일본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자산 버블은 꾸준히 있어왔다. 모든 투자 광풍의 공통점은 그걸 믿고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꾸준히 들어온다고 투자한 사람도 외쳐야 하고 더 많은 사람이 그곳에 돈을 넣기를 부추겨야 한다. 그 대상에 돈을 투자한 사람은 돈을 빼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꾸어야 하며 현실에서 버는 돈 따위는 부질없이 생각할수록 더욱더 효과가 크다. 언론에서는 계속 그래서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진 사람들을 소개하고 굳이 사고 싶지 않았던 비싼 소비재를 노출시켜 주면 금상첨화다.
얀 브뤼겔이라는 화가는 튤립 버블을 풍자하면서 그린 그림이다. 17세기 초에 지금으로 환산한다면 비싼 요트 한대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특이한 튤립 한 송이였다. 투자 광풍이 일어나는 데에는 기본 조건만 성립하면 된다. 그 상품의 대상이 가치가 있던 필요하던 의미가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그걸 원하면 된다. 왜 원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 튤립은 당시에 희귀한 꽃이자 부의 상징이었다. 튤립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부자로 인식되었다. 튤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돈이 되었다.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건 필요 없다.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당시 그렇게 돈을 그렇게 투자할 수 있는 이면에는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네덜란드가 새로운 금융중심지가 되면서 돈이 몰려들었다. 과연 튤립이 그토록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모든 대중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튤립은 희소하다 그리고 누구나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어느 순간에 마음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월리엄 오가스의 남해 거품사건이라는 작품이다. 우리는 지금도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착각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그런 적은 역사 속에서 한 번도 없다. 그렇게 생각되게끔 만들어진 것이다. 1700년대에 영국은 국유회사인 남해회사를 1711년에 설립한다. 이미 에스파니아에서 보물선을 발견해 영국으로 돌아온 윌리엄 핍스 선장과 그 귀족들에게 상당한 배당금을 주었다. 후원한 돈에 비해 10.000퍼센트에 달하는 배당금을 주었다는 소문이 돌고 나서 모두들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명히 보물은 있다고 말은 하고 남해회사는 회사를 조각내서 주식을 만들어서 국채로 교환해 주었다. 전 세계에 무역을 하고 산업혁명과 새로운 것이 들어오고 있다는 환상은 남해회사와 비슷한 수많은 회사들을 난립하게 만들었다. 지금 가상화폐를 만드는 수많은 크고 작은 회사들을 연상시키게 된다. 투자에 나름 자신이 있었던 뉴턴도 초중반에 투자해서 재미를 보다가 사기도 힘들 정도의 가격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다시 들어갔다가 상당한 돈을 물리고 대부분을 공중에 날려버렸다.
프랑스는 미국에 기반을 두고 경제규모를 확대하고 당시 프랑스 재정을 확산시키려고 했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땅인 미국의 루이지애나 식민지 개발권과 교역권을 독점 소유하는 미시시피라는 회사를 세우고 주식을 일반엑 공모하였다. 미국땅에서 어떤 것이 나올지에 대한 실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지만 프랑스 인들은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 너도 나도 몰려들었다. 그 회사가 실적을 내던 내지 않든 간에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존속하고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을 보면 지금의 비트코인과 과거 일본이 연결이 된다. 어릴 때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일본은 경제적으로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인식이었다. 전 세계가 일본을 배워야 했고 전 세계 50위권 안에 33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지금 세계 50위권에 일본 회사는 도요타 하나뿐이다.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본의 파도는 전 세계를 뒤덮고 있었다. 당시 NTT의 위상은 지금의 애플을 뛰어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24년 2월을 기준으로 NTT의 시가총액은 137조원, 애플은 3,754조원이다. 도쿄 땅만 팔면 미국 땅 전체를 살 수 있었는데 왜 일본은 지금 그 모양일까.
필자가 처음 직장을 구할 때쯤 닷컴 버블이 한참 최고조에 올랐었다. 그때 닷컴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그 실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상장만 되면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큰돈을 끌어모았다. 그때도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인터넷이 무얼 할 수 있냐고 물었지만 그걸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았다. 닷컴은 그냥 가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인터넷과 닷컴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냥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가 휩쓸고 있다. 가상화폐가 무엇이냐고 묻느냐는 질문에 똑같이 대답한다. 그건 모르겠고 봐~ 1비트 코인의 가격을 보라는 말만 한다. 지난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마치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그건 장밋빛 전망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비트코인을 잘 가지고 있다가 화폐로 잘 쓸 거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자신은 거의 최고조로 올라갔을 때 팔 수 있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다. 화폐라면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교환대상인데 팔생각만 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은 충분히 무르익고 있다. 암호화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걸로 어떻게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는 이해도 못하는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의미다. 미국정부와 한국정부는 과연 그런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있을까. 분명히 더 많은 사람들이 가용한 돈을 모두 빼내서 그걸 사줘야 한다. 그래야 기대하는 바대로 목표한 금액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사악한 것은 그걸 빌미로 돈을 넣기를 부추기는 일론 머스크나 일명 알려진 대표적이 투기꾼들이다. 그들은 고철도 희소금속이라고 포장할 사람들이다. 휩쓸리고 피땀 흘려 번돈을 가뿐히 날려버리고 싶다면 투자대열에 동참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