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친절한 투자?

인스타, 틱톡, 유튜브, 메타등에서 일어나는 투자사기

일하지 않고 노력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한 선택이나 투자대상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찾아본 정보나 남다른 투자정보가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만 알려준 정보가 매우 가치 있는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자신의 본업이 채울 수 없는 2% 부족한 것을 찾아 여전히 헤매고 있다.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르고 소비하는 사람들도 다르겠지만 누구나 진입하기 쉬운 플랫폼일수록 별별 사람들이 모여든다. 돈, 자기 과시, 외모등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사람들도 있고 사기지만 사기가 아닌 척 투자를 가장해서 사람들을 끌여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둘 다 사실 삶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후자는 특히나 문제가 많이 된다. 그렇게 기가 막히는 투자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겠다는 사람들의 선함의 기원은 어디서 비롯이 된 걸까?

요즘에 유튜브나 인스타에 가장 많이 나오는 광고 중에 하나가 바로 ChatGPT나 AI를 활용한 투자광고다. 요즘 투자사기의 변화는 큰돈보다 작은 돈을 많은 사람에게 사기를 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ChatGPT나 AI가 투자를 해서 당신의 돈을 크게 불려주겠다는 말을 한다.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그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개개인이 알지 못하는 투자의 기회를 잡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달콤하다. 문제는 ChatGPT나 AI를 활용하여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체가 그런 시스템을 갖추었냐는 것이다. 메타 같은 자본이 많은 기업이 투자하더라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자신의 플랫폼에서 머무르게 함으로써 광고를 판매함으로써 매출을 일으키는 메타조차 자신의 주가방향을 예측할 수는 없다.

요즘 투자사기의 유형 중에 유명인을 사칭하기도 하고 과거에 잊힌 개그맨이나 강사 등이 출연해서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가장 대표적인 정보는 자신의 돈과 개인자산의 노출이다.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돈을 많이 벌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탓일까. 가족도 아니고 불특정 타인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해주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의 목적인 자신의 선의가 왜곡되지 않았으며 타인의 경제적인 자유를 도와줌에 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올리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투자와 관련한 정보와 흐름에 영향을 주어서 간접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 인스타에서 가장 유행하는 투자권유 사기의 유형은 이런 형태다. 자신의 삶이 얼마나 넉넉한지를 보여주고 회사내부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적절한 투자성공에 대한 고객과의 대화를 올린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팔로잉을 한 후에 정보를 올리고 연락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에 대해 물어보았다. 300 정도를 입금하면 어렵지 않게 3,000 정도를 벌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필자의 돈을 불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300을 당신에게 빌린다고 치고 투자를 해달라고 말했다. 연 최고 이자인 19.9%의 이율로 이자도 챙겨주고 수수료까지 챙겨줄 테니 3,000이 아니라 2,000만 돌려주면 된다. 어차피 신용사회에서 내 돈이 아닌 당신에게 돈을 빌려서 투자하고 수익이 나면 돌려주면 될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당신이 말한 대로 투자실패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 서로를 신뢰한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했더니 연락이 끊겼다.

20세기까지 사기는 있었어도 위험한 투자정보가 이렇게 난립한 적은 없었다. 지금은 객관적인 정보를 지향하는듯한 투자사기 정보가 너무 많은 채널을 통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그 정보를 보고 진실처럼 말하는 지인들까지 있으니 얼마나 혹하게 될까. 세상에 친절한 투자는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투자대상에 대해 공부하지 않았다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모두 공부를 했다고 말하지만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투자한 대상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것에 불과했다. 위험하고 의심할만한 정보는 필터링하고 자신이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한 정보를 쌓아둔다. 그래놓고 투자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본질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공부를 했다고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도 허다하다. 어떤 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 다른 분야에 대한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상영시간이 지나 영화관에 들어갔을때 빨리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고 시도하면 넘어지기가 쉽다. 주변이 안보이면 가만히 기다리는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기다리면 눈은 어둠에 적응하면서 시야가 트이게 된다. 투자란 어둠속에서 자신만의 눈으로 방향을 잡는것이다.

keyword
이전 04화투자의 광기 (madness of inves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