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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풍경마을

노란 손이 손짓하고 있는 봄의 여행지 서산 유기방가옥

사람은 현재 마음상태가 어떠한지에 따라 혹은 어떤 것을 경험해왔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을 보게 된다. 똑같은 것을 보아도 똑같은 모습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민족저항시인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는 그런 의미도 담고 있다.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만들어놓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도 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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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이 우거진 낮은 야산을 배경으로 안채 행랑채 사랑채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기와를 얹은 토담이 운치 있는 충남 서산 유기방가옥은 1919년 건립된 전통가옥이다. 유기방가옥은 2018년부터 가옥 주변 정원에 수선화를 심어 매년 봄 관람객에게 남다른 ‘수선화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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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있는 곳을 지나쳐가면 수많은 요정의 마음을 흔든 소년을 닮아 수선화는 영롱한 빛깔과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도 했으며 올해는 개화가 빨라 이달 22일 즈음부터 수선화를 볼 수 있는 서산 유기방가옥으로 향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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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 '자기 주의', '자만', '자아도취'라고 하는 수선화의 꽃말 또한 이 신화 속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자연스러운 소재의 바구니를 사용하면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에 이곳에 오면 수선화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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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은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색 중 하나로 지금도 많은 곳에서 노란색은 의미 있고 행운의 색깔로 여겨지기도 한다. 진한 노랑의 금속광택이 도는 황금색은 황금, 돈 등을 상징하여 부와 권위, 풍요로움을 나타내기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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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은 빨강과 초록빛의 혼합으로, 초록 파동의 회복 효과와 빨강 파동의 자극 효과가 섞여 있기에 노랑은 기능을 자극하고 상처를 회복시키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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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 이정문의 집으로 등장했는데, 꼿꼿하고 거침없는 집주인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으로 그려졌던 미스터 선샤인이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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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중에서 수선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꽃이다. 수선화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을 받아온 꽃은 전국의 곳곳에 봄을 알리면서 피어나고 있다. 수선화는 어떤 꽃보다도 먼저 봄을 알리는 알뿌리 식물 중 하나로 밝은 노란빛은 주위를 화사하게 하고 마음까지 밝게 만드는 봄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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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툇마루에 앉아서 창 너머로 피어 있는 수선화를 감상해 본다. 신체에 어떤 제약이 있게 되면 아무리 좋은 풍경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아주 사소한 풀꽃도 자세히 볼 수 있게 되고 그 아름다움도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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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고택이 열린 공간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손때가 많이 묻게 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중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는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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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꽃을 보고 있으니 노란색으로 떠들던 소리가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아직 추위가 완전하게 물러가지는 않았지만 내리는 볕에 꽃이 만개하면서 수선화의 꽃이 가진 생명이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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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내 마음과 같을 수가 없다. 완전한 것은 없지만 온전한 것은 있을 수 있다. 완전한 풍경을 보려고 하는 것보다 온전한 봄을 만끽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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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누군가에게 잠시 빼앗길 수는 있어도 봄은 온다. 봄이 오는 소리를 귀로 듣고 눈으로 보기에 좋은 시간이다. 노란 수선화가 피어난 이곳은 노란 풍경마을이 되었다. 감성에 색칠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색이 칠해지면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노란색과 핑크색이 함께 들어간 색으로 화폭을 채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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