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05. 2024

비키퍼

세상에는 법 없이 처단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성선설 혹은 성악설을 언급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욕망에 의해 악해지기도 하고 선한 방향을 지향하기도 한다. 절대 이성적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가 않다. 분명한 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자신의 돈이 10원이라도 적어지게 되는 것을 용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진 것이 많은데 이 고생하면서 정치하는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다. 적어도 현재 수준은 유지하면서 더 나아 보이는 자신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 정치적인 발걸음이다. 


돈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매우 유익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많은 행동을 한다. 합법적인 것도 있지만 불법적인 것도 있다. 불법적인 것이 돈이 많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 흐름에 휩싸여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때다. 그런 것들에 코인도 있고 사기도 있으며 피싱도 있다. 개인적으로 비키퍼처럼 법의 판단을 받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사기를 치는 사람을 처단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그 합법이라는 잣대 혹은 법으로 그런 사람을 교화시킬 수 있을까. 

CIA나 FBI가 관여할 수 없는 법 위에 있는 비밀 기관 '비키퍼'. 그곳의 전설로 남은 탑티어 에이전트 '애덤 클레이'는 기관의 눈을 피해 자취를 감추고 양봉가로 살아가고 있다. 거대 보이스 피싱 조직으로부터 유일한 친구 '엘로이즈'를 잃게 된 그는 피의 복수를 위해 잠재웠던 진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지금도 한국은 보이싱 사기의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비키퍼 같은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처단해도 좋은 느낌이다. 

법이라는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준이다. 그렇지만 법으로 사람들을 보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법과 무관하게 모든 것을 처리할 수는 없다. 아이러니한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키퍼는 상당히 통쾌한 느낌을 준다. 어차피 교화될 수 없는 사람을 과감히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게 해 준다고 할까. 

벌이 없으면 세상에 모든 생명은 사라질 수도 있다. 벌은 모든 생명체를 만들게 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생명체다. 벌이 만드는 군집사회를 지탱하게 만드는 것이 비키퍼라는 존재다. 벌은 여왕벌을 중심으로 생존하지만 그 여왕벌이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면 그 여왕벌을 제거한다. 

영화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꿀벌이 인류의 생존 체계를 결정하는 곤충이라는 데 빗대어 현대 문명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대다수 시민의 중요성을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가 총선에 앞서서 개봉한 것이 참 의미가 남다르다. 돈이 많아서 그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국민을 어떤 관점으로 보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찰스 디킨스의 비밀서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