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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30. 2024

성격 vs 성질 vs 성품

사람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그만큼 가까운 가족부터 사회생활까지 자신이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MBTI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디테일해진 MBTI 성격유형테스트도 나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유형을 16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성격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천성과 같다. 각 개인이 지닌 특유한 성질이나 품성을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은 평생에 걸쳐 거의 바뀌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그 버릇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성격에 의해 이미 형성이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바꾸려고 하지만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은 생각과 마음이 따로 놀기 때문이다. 생각은 아는데 마음은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다. 즉 근본적으로 하고 싶지 않은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서 괴로움이 생겨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과 마음이 따로 논다. 그 괴리에 의해서 스스로가 괴로움을 초래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속으로는 하기 싫기 때문에 계속 미루게 된다. 


가족이나 연인에게는 잘하지 못하면서 한 다리 건넌 사람들에게는 잘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그런 사람은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이다. 즉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만 무의식이 지배하는 공간에 들어가면 자신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항상 긴장을 한 상태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이 풀어진 상태에서는 본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다. 생각과 마음을 동일시해서 행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이익이 발생하던지 큰 손해가 발생할 때다. 애매한 이익과 손해가 아니라 커야 한다. 매일매일 자신의 목적대로 살고 싶고 변하고 싶다면 그때마다 즉각적인 큰 이익이나 큰 손해가 발생하면 오래간다. 


성질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성격의 본바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성질이 긍정적인 경우는 많지가 않다. 성질을 부린다라는 표현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을 것이다. 작심삼일은 보통 자신의 성격과 성질머리 덕분에 쉽게 계획이 무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격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마음을 움직이는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쉽게 변할까. 성격은 무의식의 세계에 놓여 있다. 무의식은 자신이 어떠한 의도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신의 얼굴이다. 그 얼굴의 모습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성질이다. 


사람이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성품이다. 성품은 성격대로 만들어갈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노력에 의해 바꿀 수가 있다. 성품은 물과 같아서 오랜 시간 잘 담아두면 되지만 한 번 기울어지면 다시 담을 수 없게 된다. 성품을 다스리기 위해 예법을 익히는 이유가 바로 그렇다. 큰 물을 담아두기 위해서는 제방을 높게 쌓아야 되듯이 성품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성격을 바꾸지 않고 살아도 된다. 그냥 그걸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을 감내하면 그만이다. 


해야 되는데 안 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없다면 얻을 수 없는 걸로 그냥 끝내면 된다. 그걸 아쉬워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성격이 그렇구나 하고 인정하면 된다. 문제는 그걸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된 것을 타인에게 돌릴 때 생겨난다. 자신의 성격이 그렇고 성질을 부려서 문제가 생긴 것을 자신이 아닌 남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다툼이 생기고 분노가 생기며 관계의 문제를 만들어낸다. 소크라테스의 니 자신을 알라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본질을 먼저 알고 세상을 보라는 의미다. 스스로를 알지도 못한 채 세상을 알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것도 담을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알고 생각과 마음의 괴리가 어떨 때 생기는지 알게 되면 성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생각과 마음이 전혀 다른 사람은 일관성이 없다. 생각은 하고 싶은 대로 좋은 대로 막 해서 배출해 내는데 사실 마음은 그러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켜지겠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변화가 필요한 마음이 일치하면 그 사람은 바뀐다. 바뀐다는 것은 성격이 바뀐다는 것은 아니다. 


의식과 무의식은 꾸준하게 우리의 삶을 시시각각으로 지배하면서 그 사람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의식을 붙잡은 채로 영원히 살아갈 수는 없다. 단지 무의식이 자신의 삶에 들어올 때를 인지하고 있으면 된다. 사람이 솔직하지 못한 것은 생각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은 상태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속에 있는 것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좋아 보이는 생각만 노출하고 싶지만 사실 마음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천성처럼 타고 태어난 성격과 그에 기반해 나오는 성질을 바뀌지 않지만 성품은 바꿀 수가 있다. 


성품의 상당 부분은 타고나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라던가 내향적인 모습이라던가 MBTI의 16가지 모습들 중 한 가지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상황에서는 장점이 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타고난 성품은 사람에 따라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성품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환경과 문화다. 긍정적인 성품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타인에 의해 평가받는 감탄이 아니라 스스로가 평가하는 감탄이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타인에 의해 평가받게 되어 주체적일 수가 없지만 무언가를 배우고 느껴서 변화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자신이 감탄하게 된다. 누군가의 평가에 대해 비교적 자유롭게 된다. 성격이나 성질을 어쩔 수 없다 쳐도 자신만의 성품을 잘 키워간다면 감탄할만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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