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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24

평균의 함정

행복의 척도를 계속 높이고 있는 한국사회

매일 아침 일어나서 통계청에 들어가 지표를 보지 않는 이상 평균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정에 좌지우지된다. 이른바 노출의 시대다. SNS등으로 정보의 과잉이 없었다면 몰랐을 정보들이 너무나 평균적인 모습처럼 노출이 된다. 인스타 등에 자신의 현실을 자랑하기에 올리는 사람들은 가장 좋은 상태 혹은 돈을 썼을 때 올리는데 그것이 마치 일상처럼 생각한다. 그 내면이나 현실을 모른 채 그런 정보들이 많아지면 평균에 대한 착오가 생긴다.


국세청등에서 경제적으로 관련된 평균 수치가 집계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방송 혹은  언론이나 SNS에 노출된 것이 평균이라고 생각한다. 평균의 기준이 높아지게 되면 모든 관점에 대한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TV에서 혼자 잘살고 아이를 키워도 풍요롭게 해 주고 짝을 만나는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평균일 수 있을까. 남자도 여자도 상대를 보는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자신의 현실이 평균적인 수준에서 떨어지고 있다고 하면 행복의 척도는 계속 높아지고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평균이 만들어내는 허상은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취사선택을 해서 유리한 정보를 습득한다. 분명히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그걸 자신만의 잣대로 만들게 된다. 평균에 대해 잘못 판단하게 되면 자신의 객관화에도 오차가 생기게 된다. 즉 스스로를 평가할 때 과대평가하게 되고 상대에 대한 기준도 그렇게 높여서 본다는 것이다.


실상 평균은 그 수준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노출되는 정보만으로 판단하게 되면 자신의 삶에서 모든 선택이 그렇게 맞추어지게 된다. 1년에 결혼을 하는 건수가 10년 내에 10만 명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인생의 옵션이 되어버렸다. 옵션이 된다는 의미는 아주 신중하게 선택해서 누가보아도 잘했다는 말을 들어야 된다는 의미다. 이왕이면 하는 선택에 기준이 높아진 상태에서 결혼을 하는 남녀의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없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 분 중에 나이가 60이 약간 넘으신 분이 있다. 그분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자식을 낳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자주 했었다. 정작 본인은 부인이 대부분의 경제적인 생활을 책임지고 자신은 용돈벌이정도로만 했으면서 그런 말을 할 때 납득은 쉽게 가지 않았다. 인생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정보가 많다는 것은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정보가 왜곡되어 있고 너무 좋은 것에만 치중이 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물질적인 것만으로 행복의 척도를 매길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은 영향을 미친다. TV, 언론, SNS에서 보이는 것들은 평균이 아니라 가장 좋은 상태에서 보이고 싶은 것들만 노출하는 것이다. 가장 잘 세팅된 상태에서 보이는 것들이 어떻게 평균이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런 자극적인 것들은 클릭을 유도한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정보들은 돈이 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미디어들이 왜곡까지는 아니더라도 취사선택을 통해 전혀 다른 정보를 보여주기도 한다.


1에서 10까지 숫자를 셀 때 1,2,3,4,5,6,7,8,9,10으로 세어야 하지만 때로는 1,3,5,7,9로 가고 싶을 마음이 생긴다. 중간에 분명히 다른 숫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뛰어넘어가게 되면 빠르게 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마음 한편에 그런 생각이 자라나게 된다.  그렇게 계속 살아가다 보면 일반화의 오류가 생긴다. 중간에 숫자는 없고 어느새 10까지 셀 때 5개의 숫자만 보게 된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게 되고 이제 세상은 그 기준에 맞춰서 보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평균의 소득, 평균의 자산등은 충분히 왜곡되어 전달이 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중위와 평균의 의미는 다르다. 모든 것을 다 합쳐서 평균을 내는 것과 정확하게 개개인별로 수치를 측정해서 중윗값을 내놓는 것은 다르다. 진짜 행복한 삶은 신뢰할 만하고 올바른 판단에 바탕을 두고 있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에 있다. 다수의 선택을 받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최선인지 꼼꼼히 따져 물어야 한다. 무엇이 자신에게 지속적인 행복을 가져다줄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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