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1. 2024

타인은 지옥이다.

건강한 사회는 소셜믹스가 잘 된 사회이다. 그렇지만...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살아본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낮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것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가 있다. 그런 곳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약육강식 같은 그들의 모습을 잘 알 수가 없다. 겉에서 보기에는 그냥 불쌍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는 모든 것이 힘으로 말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생까지 6년 정도를 그런 환경에 살았었다. 철거민들만 따로 모아놓은 곳이었는데 그 속에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사실임을 알 수가 있다. 


드라마로 나왔던 콘텐츠를 디렉터스 컷이라고 해서 따로 편집해서 나온 것이 타인은 지옥이다 디렉터스 컷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내용이다. 어릴 때 부모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절로 습득된 것이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지킬 수 있는 것은 본인이고 강하지 않는다면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어릴 적의 그런 경험은 평생을 따라다니게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건드리면 반드시 대가를 돌려주어야 된다는 뭐 그런 것도 자리 잡은 듯하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소셜믹스가 되어야 되는데 한국은 이미 그런 환경의 나라가 아니다. 그런 것을 주거장벽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미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거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고시촌은 사다리의 끝에서 겨우 매달려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모두가 타인의 지옥이다에서처럼 어둡고 사악하며 탐욕스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인해 싸우고 지옥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상처를 입을수록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한다. 그것도 약자를 향해서 말이다. 약할수록 연민을 가지는 존재들이 아닌 것이다. 적어도 괜찮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모습으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안 그런 척을 하면서 살아간다. 최근 개통령이라는 강형욱의 직장 내 갑질의 문제 역시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의지로 어디까지나 갑질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을의 위치에 서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갑의 위치에 서서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하면서 사람을 조종하려고 든다. 사람들의 본질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에게 힘을 주어 보면 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어떤 위치에 가면 모습이 변하는데 이는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이다. 사회에서 본래 모습을 보였을 때 잃을 것이 많기에 한 본성의 선택에 불과하다.  

사람에게는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 사람이 이상해지는 것은 사람이 원래부터 이상하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환경 즉 주변이 그렇게 변하게 만든다. 약육강식과 같은 환경에 처하게 되면 사람의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책으로도 나왔으며 영화로도 그려진 바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눈이 있어도 마음의 눈을 닫아버리면 세상은 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이 되어버린다. 이미 한국사회도 많은 곳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타인은 어떻게 지옥을 만드는 것일까. 

이전 16화 평균의 함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