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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3. 2024

부기나이트

우연히 생긴 꿈같은 일들은 자신에게 독이다. 

내일 세상이 없어질지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들은 오늘만 있다면 그 마지막을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경험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말초적인 경험들은 과연 뒤끝이 깔끔할까. 말초적인 경험은 마약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만든다고 한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경험 중에 어떤 것이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항상 단조로운 선택의 이면에는 극단적인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부기 나이트라는 영화는 코로나가 해소되어 가는 지점에서 개봉했던 영화다. 북한의 핵폭탄 선전포고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세상,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던 `유빈`은 인생에 마지막이 될 하루를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으로 향하게 된다. 그 남자가 만난 여자들은 모두 분에 넘칠 정도로 매력적인 스타일이었다. 남자화장실에서 만난 연주,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경아, 경아대신 약속 장소로 나온 유라, 의외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첫사랑 수경까지 살아생전 제대로 데이트 한 번 못해본 유빈까지 단 하루에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삶에 대해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죽으려고 하니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이 생긴 유빈은 하루가 지옥 같으면서도 행복하기도 하고 이상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를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사실 사람이 살아 있는 것도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상할 따름이다. 탄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존재는 에너지가 될만한 것들을 흡수하고 살아가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애쓴다. 

단 하루에 여자복이 갑작스럽게 터진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자신을 소용돌이에 뒤 던지듯이 휩쓸려간다. 삶이 무기력하다는 것만큼 의미 없는 일도 없다. 무언가를 하고 싶고 앞으로도 이루고 싶은 것을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행운(?)을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함정에 밀어 넣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인생은 뒤섞임의 반복일 수도 있다. 정말 좋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때론 수많은 사건사고가 생겨난다. 

세상은 온통 자극적인 뉴스와 기사들로 넘쳐난다. 굳이 알아야 될 필요도 없는 연예인들의 일상이 마치 대중들이 알 권리라도 되는 양 퍼다 나르는 기래기 언론들을 보면서 돈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에는 거짓이 진실을 포장하고 진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누가 희생되어도 혹은 누가 세상을 떠난다 치더라도 의미가 없다. 살아있는 것 그리고 세상을 조금은 좋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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