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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2. 2024

정신에너지 은행

지적이지만 자신 역시 파괴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

정상적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애매하다. 사람의 정신은 항상 달라지며 평온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도 항상성을 가지지 않는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중독에 더 민감해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그걸 만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즐거워지기도 하고 우울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질적인 것에 의존을 한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물질로 도파민이 있다.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 


현대사회를 살면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무언가를 저장해 놓았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벌어 오늘만 살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축적함으로써 다음길을 모색할 수가 있게 된다.  인간이 만들어낸 현대사회는 모두 무언가를 축적한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의 정신 역시 그러하다. 삶을 버틸 수 있는 정신에너지를 어딘가에 저장을 해놓고 내일을 살아갈 동력을 얻게 된다. 


도파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이것이 과도하거나 부족해지면 다양한 정신적인 질병이 생긴다. 치매, 조현병, 우울증, ADHD가 생기며 파킨슨병의 원인도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파민으로 인해 성취와 보상을 받으려고 하며 쾌락을 느끼려고 한다. 창의적인 활동 역시 도파민으로 인해 가속이 되기도 한다. 


뇌에서 생산하는 도파민의 총량을 한꺼번에 방출하게 만드는 것이 마약이다. 놀기 위해 클럽이나 어두운 가운데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은 공간에 가는 것은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마약의 대중화가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요즘이다. 마약은 일반적인 두뇌활동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도파민을 한꺼번에 방출하기 때문에 절대로 경험하지 못할 순간을 선사해 준다. 그런 현상은 자신이 저축해 놓은 모든 돈을 한꺼번에 쓰는 것과 비슷하다. 그 돈을 저축하기 위한 수많은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그러고 나서 남아 있는 돈이 없기에 매우 비정상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 


도박도 비슷한 형태로 뇌에 동작을 한다. 그들에게는 정상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비현실적인 것도 그들에게는 매우 현실적이다. 마약이나 도박을 하는 사람의 뇌는 마치 다리가 분쇄골절이 된 신체와 비슷하다. 다리가 분쇄골절이 된 사람에게 의지를 가지고 걸어보라고 한들 걸을 수가 없듯이 그렇게 변해버린 뇌를 가진 사람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마약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사실 없다. 아니 제약회사들이 그런 치료제를 만들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모든 돈이 없어져버린 중독자들이 그걸 치료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여유도 없고 이유도 없다. 만약 수요가 있다면 그건 국가뿐이지만 국가는 마약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한 예산을 충분히 준비할 생각은 지금도 없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개인의 실수 혹은 즐겁기 위해서 한 그런 행동들은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중독이 되게 하기 위에서 SNS 플랫폼 회사들은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즉 어떻게 해야 도파민이 많이 나오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나 카카오조차 숏폼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그런 콘텐츠가 생각 없이 도파민을 얼마나 나오게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덜 생각하고 그냥 집중하고 보여주는 것을 소비하게 되면 그들의 매출은 늘어난다.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볼 수가 있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을 자신의 생활패턴이나 그냥 단조로운 것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않는다. 도파민은 평상시에도 뇌에서 분비되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수준을 베이스라인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평균의 기준이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도파민의 베이스라인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베이스라인 자체가 높아진 것을 모른 채 그 정도 가지고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회가 계속 지속이 되면 결국 정신적인 문제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고 더 가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게 되는 한국사회는 멀리서보든 가까이 서보든 간에 비극이 되어가고 있다. 정신에너지 은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저축의 크기보다 더 중요할 수가 있다. 세상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어떤 방법으로든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 의미 있는 접촉의 가치와 중요함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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