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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1. 2024

유전자의 선택은?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에서  만나보는 다양한 생각과 토론의 광장

유전자가 사람의 정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까.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주로 부계, 모계등에서 유전되는 정보나 형질들에 대해 이루어져왔다. 성격이나 성질등에 대해서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지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사람을 이해하기 쉬운 수치로 나타내기 위해 MBTI같은 것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주에는 정신과 관련된 국가 병원이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정신과 관련된 예방, 치료, 회복, 증진까지 담당하고 특화되어 있는 국립공주병원이 있고 다른 한 곳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정신과 관련되어 있어서 따로 수용되는 국립법무병원이다.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는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가. 여기에 희망의 싹을 키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고 한국의 현실상황과도 잘 맞지가 않는다.  

작년에도 전시전이 열렸지만 올해에도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에서는 정신과 관련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사이드아웃과 관련된 작품들도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하나로 규정되어지지는 않는다. 자신이라는 존재의 자아를 확립하기 전까지의 사람의 감정은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으로 구분해 볼 수 있지만 자신의 자아를 느끼게 되면서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를 통해 사람이라는 존재의 정신에 대해 잘 그려낸 것이 인사이드아웃2라는 영화다.  

올해 정신건강학술문화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꾸며졌다. 대국민 특강부터 시작해서 심포지엄과 각 분야별 워크숍이 열렸으며 문화 프로그램으로 힐링 ROAD, 마음안심버스 체험, 정신건강 체험부스, 작품전시, 뮤지컬, 북토크등이 이어졌다. 

이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오고가는 토론들이 열렸는데 그중에 어떤 사람의 질문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 질문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질문이었다. 

우리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지만 유전자의 선택으로 사람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미래의 세계를 그린 영화에서는 그런 미래를 표현하기도 한다. 1998년에 개봉했던 영화 가타카에서는 유전자의 선택으로 태어난 존재와 자연의 섭리에 의해 태어난 존재가 구분되며 그걸 기준으로 우성과 열성의 인간을 구분하는 사회를 그렸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어디까지나 제약적이며 제어가 가능한 환경이기도 하지만 그 밖의 세상은 그렇지는 못하다. 그렇기에 안전하고 건강한 정신건강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원래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정신건강을 다루는 학문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가 없다.  

정신응급대응은 2021년 2차 정신건강복지종합계획 및 2023년 정신건강혁신방안에 따라 지역사회 응급대응 체계가 강화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해온 것도 사실이며 특히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는 개인의 의지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을 저술했던 도킨스는 "우리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 상에서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유전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초판의 끝을 맺었다. 

사람이 다른 존재들과 다른 것은 인간이 가진 단점이라던가 공동체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을 끊임없이 극복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가진 유전자의 선택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마음이라는 바다에서 마음씀과 마음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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