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17. 2024

에일리언 : 로물루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소름 끼치는 에일리언의 탄생 

로마라는 나라가 생겨난 것은 로물루스와 레무스 쌍둥이형제 신화에서 비롯이 되었다. 로물루스는 로마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라는 지명이 원래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로마를 건국한 것은 로물루스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팔라티운 언덕에 창을 박아 넣으며 그곳을 로마라고 선언했다. 대중들에게는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에게 젖을 먹이는 암늑대의 조각상(일명 카피톨리나 늑대상)이 유명하다. 에일리언 시리즈는 1,2,3,4편이 나오고 프리퀼로 프로메테우스와 에어리언 커버넌트를 거쳐서 이번이 7번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동물 중에서 사람은 가장 생존하기가 힘든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집단으로 거주하며 자식들을 성장시키면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은 태어나서 자기 앞가림을 하고 스스로 생존할 수 있을 때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은 생존을 하기에 적합한 존재가 아니다. 문명이 있고 시스템이 있기에 유지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에일리언은 그런 인간의 약점을 넘어선 생명체로 탄생할 수 있었다. DNA융합으로 거의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으며 빠르게 성장해서 스스로를 생존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든다. 그 생존욕구는 다른 생명체에 대한 아무런 감정이나 머뭇거림조차 없다. 

아마도 2,100년까지 살아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 시기에 한국의 줄어든 인구를 고려하지 않아도 지구는 생각보다 살기 힘든 행성이 되어 있을 듯하다. 이번 에일리언은 1편의 2122년과 2편의 2179년 사이인 2142년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우주에 식민지를 만들어서 개척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주에서 영화 속 인물들은 발 디딜 곳이 없이 살고 있는 존재다. 아마도 척박해진 환경에서 평균수명은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 이들에게 발 디딜곳을 찾아 떠나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그들은 식민지 행성에서 노예처럼 생활하는 것은 물론 그곳을 벗어나는 것조차 기약이 없는 존재들에게 삶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우주정거장 르네상스의 모듈인 '로물루스'와 '레무스' 중 하나인 '로물루스'에서 따왔는데 그곳에서 생명유지장치를 가지고 가고 싶은 행성으로 가야 한다. 9년 동안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대회사들은 에일이언을 연구하지만 이 존재는 인간과 공존할 수는 없다.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은 공존하려는데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은 승산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이를 구하려고 한다. 합리적인 결정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련할 정도로 잘못된 선택을 하고 결국 그런 선택은 모든 이를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 인간은 때론 신기할 정도로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한다.  

지배된 인간 숙주, 체스트 버스터로 인해 사망하는 인간 숙주, 제노모프로 완성되는 에일리언의 성장 과정이 나타난다. 에일리언의 피는 황산과 불산이 합쳐져서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자신이 살아 있는 존재임과 동시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단지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만 살아가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와 미래를 끌어다가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결혼이나 출산이 줄어드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대회사인 웨이랜드사는 작업 시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행성 이바가로 보내줄 수 있다고 하지만 이 기준은 계속 바뀌면서 언제 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필자에게는 매우 만족도가 높은 영화였다. 연출력이나 에일리언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희망이라는 것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의 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