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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6. 2024

비틀쥬스 비틀쥬스

기괴함이나 엉뚱함, 상상력으로 채워진 36년의 귀환

개인적으로 비틀쥬스는 1988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것보다 노래가 우선 너무나 좋았다. 그나마 위노나 라이더가 리즈시절이었기에 다양한 볼거리도 있었다. 저승세계를 그린다는 설정만으로도 독특하고 유령을 보긴 하는데 우스꽝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전혀 호러적이지 않았다. 팀 버튼도 나이가 상당히 들었을 텐데 자신만의 세계관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1988년 영화에서는  집을 구매한 뒤 자동차 사고로 유령이 된 찰스 부부가 본인들의 집으로 이사 온 디츠 가족을 내쫓기 위해 악동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한 뒤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었다. 그때 지나 데이비슨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던지 지금도 생생하다. 이제 그때 딸로 등장했던 리디아가 진득한 나이의 엄마로 등장한다. 정작 그의 십 대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 분)는 엄마를 사기꾼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할아버지 찰스가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고, 가족들은 장례를 지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다. 

다행히 마이클 키튼이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지가 않다. 나이가 상당히 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70대 중반은 넘지 못했다. 배우 마이클 키튼과 위노나 라이더는 물론, 전편에서 리디아의 새엄마 역으로 나왔던 캐서린 오하라도 그대로 등장한다. 딸인 아스트리드는 이곳에서 함정에 빠져 저승으로 가버리고, 리디아는 딸을 구하고자 어쩔 수 없이 악동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게 된다.  

이탈리아 대표 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비틀쥬스의 전 아내이자 그가 두려워하는 존재인 델로레스로 나와 극에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윌렘 대포는 사후세계 범죄 부서 책임자 울프 잭슨으로 나온다. 

지루한 현실 세계에 비해 활기가 넘치는 지하세계와 생동감 넘치는 유령들의 축제 등 팀 버튼 감독 특유의 기이하고 몽환적인 상상의 세계가 독특하게 보인다.   기차가 등장하는 신비로운 저승의 승강장과 춤을 추는 유령들의 화려한 비주얼까지 채워 넣었다. 

역시 가장 강한 캐릭터는 와이프였던가. 모니카 벨루치가 벌써 60이 넘었다. 시간이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가. 그래도 세상은 살아있기에 엉뚱한 상상도 할 수가 있다. 각종 시체들이 모이는 사후세계의 대기실뿐만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사막뱀은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 나온 그 뱀을 차용한 것이 아닌지 생각도 든다. 자 이제 모두 사연을 가지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열차에 올라타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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