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면천에서 살아간다면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
호주 디킨대학과 머독어린이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32년간에 걸쳐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을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보낸 사람은 평생을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고향이라는 것은 그런 의미가 같이 스며들어 있는 공간이다. 당진의 면천이라는 지역은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에서 등장한 적이 있었다. 면천읍성과 면천 저수지등이 등장한 적이 있는데 최근 특별시사회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어떤 공간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최근에 본 영화 거미집은 공간을 기반으로 과거를 다룬 작가 혹은 감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블랙 코미디이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그런 느낌의 영화였다. 어릴 때 어렴풋이 보았던 가계부에서의 가격을 볼 수 있었던 영화다. 모든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자신의 작품성이 그 시대에 인정받기를 원하면서 살아간다.
면천읍성의 안쪽에는 스테이가 가능한 한옥이 자리하고 있다. 완전한 현대식은 아닐지라도 이곳에서의 삶을 간접체험하기에는 괜찮다. 매일매일에 씨가 붙어서 그날의 실생활에 밀접한 날씨가 된다. 어원은 날(日)에 접미사 '씨'가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살게 되면 날씨의 변화를 잘 모르게 된다. 처마가 있는 옛날집은 햇살이 들어오거나 햇살이 나가기 시작할 때에는 그 변화가 보이며 마당을 보고 있으면 날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계절도 느끼기에 좋다.
여름에 대청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마실 가듯이 면천읍성을 돌아본다. 한옥은 집의 의미를 담고 있는 주택이기도 하다. 큰 창과 문을 통해 사방과 연결되고 사고를 유연하게 하면서 때로는 적막감과 고요함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어떤 음식들은 그것에 맞는 그릇이 필요하다. 사람에게도 집은 적합한 그릇과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다.
면천지역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다. 교육기관인 향교에서 한옥, 주변을 둘러싼 면천읍성과 안에는 독특한 카페들도 자리하고 있다. 요즘에는 농협에서 창고로 사용했던 곳을 카페로 바꾼 곳들이 적지가 않다.
현재 한참 보수 중인 면천향교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서 9시에 학고재에서 2024 유교아카데미 강좌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8월 초에는 초등학년을 대상으로 전기수 양성과정이 진행되기도 했다. 듣는 소설의 시대는 전기수가 열었다. 전기수는 낭독을 통한 소설의 유통이다. 책을 직접적으로 읽어 주었던 남자가 전기수였다.
면천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골정지다. 버려졌던 곳을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재임해서 일을 했을 때 버려졌던 연못을 수축한 곳이다. 골정지가 있는 곳에는 다양한 맛의 콩국수를 맛볼 수가 있어서 골라먹는 즐거움이 있다.
면천읍성을 걸어서 돌아보는 코스는 골정지에서 시작해서 대숲바람길, 군자정, 풍락루, 면천읍성을 한 바퀴 돌아서 장청, 향교로 돌아오면 30여분 정도가 소요가 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면천창고를 활용한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셔봐도 좋다. 저 카페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는데 우선 탁 트인 공간이 마음이 편안한 곳이다.
똑같은 꽃이라도 여행지에서 보는 꽃은 훨씬 이뻐 보이기도 한다. 여행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뇌의 특성 때문이라고 한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번연계는 뇌 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을 하면 변연계가 고양이 된다고 한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노래를 들으며 어떤 사람을 생각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