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바다 70리 길

흰돌메길과 안골포길의 황포돛대 노래비와 웅포해전기념비

가을이 빠르게 다가왔고 그렇게 계절의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이맘때 방문하기에 좋은 진해 어촌길에는 아름다운 해안풍경과 포근한 정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의 길도 있다. '진해바다 70리 길'은 진해구 속천에서 출발해 안골포굴강까지 7개 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진해항길', '행암기찻길', '조선소길', '흰돌메길', '안골포길'에서 노래에 대한 비와 해전을 기념하는 길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진해 바다의 70리 길은 1구간 진해항길, 2구간 행암기찻길, 3구간 합포승전길, 4구간 조선소길, 5구간 삼포로 가는 길, 6구간 흰돌메길, 7구간 안골포길로 명명되고 있다. 

이곳은 7구간 중 안골포길과 흰돌메길의 사이에 있는 길이다. 길의 여정 속에 황포돛대 노래비는 진해 흰돌메 공원에서 부산 방향으로 약 800m 떨어진 영길만 해안관광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대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노래 ‘황포돛대’는 이 고장 출신인 작사가 이일윤(필명 : 용일) 선생이 경기도 연천의 포부대 근무 당시, 세모를 앞둔 12월 어느 눈 오는 날 밤 고향 바다인 영길만을 회상하며 노랫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가로 5m, 세로 6m, 높이 7m 규모로 화강석과 청동을 재료로 하여 2003년 조각가 이창헌 선생에 의해 제작된 노래비의 작품명은 고향의 향수다. 

진해바다 70리 길에서 식사를 어디서 할지 찾아보다가 남양항도 보게 되었다. 진해바다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점은 물회와 회덮밥을 내놓는 횟집들이다. 

진해에는 삼포마을이라는 한적한 포구도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으며 진해해양공원에서 약 2㎞ 거리다. 소설제목이기도 한 삼포 가는 길은 가출 후 공사판을 떠돌아다녔다는 황석영 개인의 체험이 반영되어 있는 듯한 소설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 경제개발로 인해 고향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그리고 있다. 

도로에서 더 위쪽으로 올라오니 흰돌메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은 처음 보는 휴게소이다. 진해 벚꽃 드라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지금 휴게소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속천항에서 출발해 진해루, 소죽도공원, 행암철길마을, 수치마을, 진해해양공원을 지나 흰돌메공원과 황포돛대 노래비가 있는 영길만까지 흰 벚꽃이 휘날리는 길을 드라이브하다 보면 지루할 틈 같은 것은 없다. 그래도 교통체증이 없는 이 시기에 방문해서 한적하게 분위기에 젖어들 수가 있었다.  

흰돌매 전망대 혹은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위쪽까지 걸어서 올라가면 진해의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아직은 무더운 여름날의 기운이 더위를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다.  

휴게소에서 아래쪽으로 더 내려오면 웅포해전 기념비가 나온다.  웅천읍성 앞 웅포는 폭 600m 중 진입가능 폭은 200m에 불과하고 길이 1.5km인 협곡의 만이라 판옥선들이 가로로 늘어져 공격할 수 없고 깊게 들어올 수만 있는 곳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1593년(선조 26년, 계사년) 2월 10일 ~ 3월 6일,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수군 연합함대가 웅포 일대에서 벌인 전투로 이순신이 벌인 가장 최장기 전투가 바로 웅포해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