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10. 2024

정체성 MBTI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모습을 알기 위한 시도

몸도 정신도 아플 수 있고 그러다가 회복되기도 한다. 몸은 비교적 문제가 명확하게 나오는 반면 정신은 명확하게 그 문제가 밝혀지지 않는다. 정신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심각한 강력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마 상당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치료를 하는 한국의 정신건강의학의 현실에서 정신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재미로 혹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들이 있다. 혈액형의 유형인 A형, B형, AB형, O형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MBTI를 통해 스스로와 상대를 판단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MBTI는 유용한 심리도구로 활용이 될 수도 있다. 16가지로 구분되는 성격유형의 특징도 분석해 볼 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어떤 지표를 통해 그 정신상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사실 힘들다. 


보통은 사주를 보고 운세를 판단하기 위해 활용되는 주역에도 운의 유형을 384개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주역의 64괘 384 효는 끊임없는 사물의 변화를 상징하며, 각 효는 그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가장 적절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즉 한 사람의 상태는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바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격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검사결과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정신건강은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다. 


MBTI는 결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면접등에서 언급되기도 하고 결혼을 위해 찾아가는 결혼정보회사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진로 탐색, 가족 관계, 성격 유형, 친구 관계등에서도 활용할 수도 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브릭스(Briggs)와 그녀의 딸 마이어스(Myers)가 제작하였다. 사람이 세상을 인식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서 자신의 심리적 선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발되었다. MBTI는 본질적으로 어떤 성격 유형도 좋다 혹은 나쁨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요가나 명상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본다면 몰라도 자신을 알기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간편한 방법도 있지만 정식적으로 MBTI로 자신을 성향을 찾아가다 보면 적어도 자신을 약간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나 타인의 성격을 진단하거나 결정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로 간주할 수는 없다. 분명히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과 타인이 생각하는 방식 그리고 문제에 접근하고 소통하며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MBTI는 왜 그런지에 대해 생각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은 된다. 


MBTI의 어떤 유형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상대에 따라서도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외향적인 사람이나 내향적인 사람의 장단점이 있듯이 어떤 상황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하게 대응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내 대기업의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이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LG전자는 신청한 팀에 한해 MBTI 성격 유형 검사와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구성원의 심리 건강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마음 챙김 휴’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국내 16개 사내 심리상담센터와 13개 마음건강클리닉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스스로의 정체성을 깨닫고 정신 건강을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의 한 지자체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MBTI 검사를 통해 '내 안의 나를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MBTI를 활용하면 좋아지는 대인기술'이라는 제목으로 공무원 교육을 하기도 했다. MBTI의 유용성이라던가 인기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바쁜 직장인들이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정신건강은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바라보는데에서 시작을 할 수가 있다. 적어도 MBTI는 그런 의미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테스트라고 볼 수가 있다. 

이전 27화 호구의 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