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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무는 노량항에~

구노량 돌게마을과 저녁노을이 지기 전의 노량대교, 남해대교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보면 누구나 삶의 허무라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오늘의 삶이 내일에는 무료하지 않고 느끼는 고통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도 한다. 내일을 과하게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삶의 허무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그래도 어디인가에는 그런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실체를 만나면 만날 수록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색다른 시간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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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개개인은 자신만의 고유한 법을 가지고 태어나며 매 순간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게 된다. 필자가 새로운 곳을 찾아서 계속 다니는 이유는 스스로를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곳은 구노량 돌게마을이라는 곳이다. 아직 이곳에서 돌게로 만든 요리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은 만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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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새로운 내일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역사적 현재를 바꾸며 새로운 과거를 창조하기 위해 떠나본다. 이곳은 남해로 유배 떠나는 선비들에게 나룻배에 부딪히는 물방울이 이슬방울로 보였다고 하여 노량이라고 불리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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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사람들의 경험마다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된다. 낚시를 하려고 노량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낚시 포인트가 보일 것이며 새로운 풍광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는 노을 지는 모습이 달라 보일 것이며 역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학익진이 생각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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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노량 돌게마을에서는 도다리, 노래미, 감성동, 숭어, 갑오징어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노량항에서 배를 타면 짧은 시간에 갈 수 있는 대도는 노량대교 인근 금남면 노량항에서 4㎞가량 떨어져 하루 6차례 도선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본섬과 부속 섬 사이의 수심이 10m 이내의 평탄한 해저로 이뤄져 바지락·바다 고둥·낙지 등 다양한 어패류를 채취하는 갯벌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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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항에서 가장 큰 다리는 노량대교와 남해대교다. 일출이나 일몰 때 이곳에서 대교로 넘어가고 올라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할 권리는 각자가 얼마나 디테일하게 그리느냐에 딸려 있다. 헌법 제10조에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조항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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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하면서 노량항을 돌아다니다 보니 해가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7시가 되어서 금방 어두워질 것이다. 헌법은 ‘행복할 권리’가 아닌 ‘행복을 추구할 권리’만 보장하고 있을까? 행복이라는 것은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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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누구나 여행으로 가고 싶어 하는 곳은 교통수단이 좋지 않았을 때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했었다. 매번 같은 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변화하는 풍경에 대해 인지하기가 어렵다. 다른 곳에 가야 사람들은 드디어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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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많이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필자에게 어울리는 그림은 찾아서 나아가고 있고 음악은 이 노량에 어울리는 바이올린이라는 생각도 요즘에 해보고 있다. 음역대가 넓고, 빠른 속주부터 서정적 멜로디까지 다양한 연주가 가능한 바이올린은 연주자세도 우아하고 절도 있어 보이면서 선율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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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을 채운 바다가 고른 물결을 만들면서 해가 저물어가는 풍경을 잘 채워나가고 있다. 하동은 따뜻한 지역이지만 무더운 여름에도 큰 차이는 없다. 이곳의 더위나 대도시 중심에서의 더위도 다를 것은 없다. 어쨌든 9월의 노량도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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