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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9. 2024

성왕의 결정

국가유산 미디어 아트 사비연희가 펼쳐지는 충남 부여

백제의 공산성에서 504년에 태어난 아이는 무녕왕의 아들이었다. 백제의 제26대 왕에 오르게 되었는데 523년에서 554년까지 왕위에 올라 있었다. 백제가 공주로 천도할 때는 고구려의 남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성왕의 사비 천도는 고구려의 남침이라는 외부 세력의 강요에 의해 행해졌던 웅진 천도와는 달리 성왕의 의도적인 계획하에 단행된 것이기도 하다. 사비 천도 후 국호를 일시 ‘남부여(南扶餘)’라 개칭해 부여족으로서의 전통을 강조하였다. 

부여를 방문한 것은 한 달만인가. 부여에서 국가유산 미디어 아트 사비연희가 9월 내내 부여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였다. 올해 행사는 관람객이 성왕의 사비천도 축하 잔치에 초대받은 사절단이 돼 사비백제의 우수한 문화를 표현한 미디어아트를 체험하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알아가도록 기획됐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사비의 꿈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고택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과 같은 날씨에도 열정적으로 행사에 참여를 하고 있었다.  국보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를 활용해 제작된 대규모 조형물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연출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사비시대에는 많은 것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사비천도를 단행했던 성왕은 동맹을 맺었던 신라의 배신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찬란했던 백제의 흥망성쇠를 저 뒤편에 있는 부소산성이 모두 지켜봤다. 부소산에는 낙화암, 반월루, 궁녀사, 고란사, 영일루 등 백제의 유적이 다수 자리해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24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부여'는 오는 29일까지 24일간 진행되며, 금·토 및 추석 연휴에는 관람객들이 충분히 행사를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저녁 10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올해는 특별히 부여 객사와 부여 동헌도 행사 공간으로 단장해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정신을 담은 백제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가 있다.  

2021년부터 백제 문화를 가장 찬란하게 꽃 피웠던 성왕의 사비천도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을 활용한 총 3개 주제와 15개 세부 코스로 구성했다. 

낮에도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밤이 더 아름다운 행사가 펼쳐지는 시간을 만끽해 볼 수가 있다. 빛의 길, 빛의 후원, 빛의 왕궁이라는 3가지 주제 아래 마치 성왕이 있는 왕궁으로 가는 사절단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관북리 야외공연장에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와 사비백제의 불교문화를 주제로 환상적인 디지털아트가 펼쳐지며, 사비도성 가상체험관에서는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거점이었던 백제의 위용에 맞게 베트남, 일본, 중국 등 실력 있는 국외 작가들이 사비백제를 주제로 만든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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