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머물면서 한 잔의 술이 마셔보고 싶은 가을
어떤 지역을 가면서 스토리텔링이 되면 무엇보다도 다른 감성을 부여받기도 한다. 매번 똑같은 정보와 똑같은 이야기를 접하는 것보다는 사람과 풍경, 계절 이야기를 곁들이면 마치 비빔밥이 아닌 한정식을 먹는 것 같은 풍요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제천이라는 도시에는 10 경이 있는데 제1경 의림지, 제2경 박달재(백운면), 제3경 국립공원 월악산(한수면 일대), 제4경 청풍문화재단지 및 호반(청풍면), 제5경 금수산(금성면 일대), 제6경 용하구곡(덕산면), 제7경 송계계곡(한수면), 제8경 옥순봉(수산면), 제9경 탁사정(봉양읍), 제10경 배론성지(")이다.
제천의 탁사정이라는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궁금해서 탁사정이라는 곳을 방문해 보았다. 이곳은 사유지가 곳곳에 있어서 제천의 다른 지역처럼 대규모로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산행 아닌 산행을 시작해서 탁사정으로 올라가 본다. 탁사정은 백사장과 맑은 물, 노송이 어울린 아름다운 계곡으로 제천의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로 정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자 주위의 절경을 말하는 것이다.
조선 선조 19년(1568) 제주 수사로 있던 임응룡이 고향에 돌아올 때 해송 여덟 그루를 가져와 심고 이곳을 팔송이라 명명하였고, 그 뒤 정자를 짓고 팔송정이라 하였다. 허물어진 팔송정을 후손 윤근이 다시 세웠고 원규상이 탁사정이라 하였다.
탁사정은 계곡의 물길로 이어지는 곳을 그리듯이 흘러가는 곳이다. 차령산맥과 태백산맥이 갈라져 남서로 달리는 남서쪽 골짜기에 자리 잡은 탁사정 유원지는 서늘한 골바람과 계곡의 짙푸른 물빛이 보기가 좋다.
10월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지역축제와 문화예술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하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논과 밭의 풍경은 내 것이 아니더라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조금만 걸어서 올라오면 정자가 하나 나온다.
10월에는 제천에서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가 열린다. 볏짚을 활용해 만든 멋스러운 조형물로 구성되는 농경 아트 퍼포먼스, 농기구와 농기계를 직접 조작해 보는 농경문화체험등을 해볼 수가 있다.
노송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제천은 해발고도가 300m에 이르고 주위에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산간분지로 대륙성 기후를 띠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올라와서 보니 수려한 풍경이 아래로 펼쳐져 있다. 제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첫서리, 첫얼음이 비교적 빨리 나타나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숲 속에 들어가면 한 여름에도 코가 시릴 정도의 서늘한 기운을 느껴서 그런지 몰라도 가을이 더욱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울창한 원시림에서 발산하는 음이온과 피톤치드가 풍부해 인체에는 세로토닌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알파파 뇌파를 자극시켜 심신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10월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