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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라스트 댄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악마 같은 존재가 숨어 있다.

모든 상황이 너무나 좋을 때 그리고 자신의 안전에 문제가 없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은 선하다. 그렇지만 막 다른 길이나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을 때 그 사람만의 본성이 드러나게 된다. 사람의 내면에는 분노와 증오와 같은 감정이 잠들어 있다.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감정은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면에 억눌러져 있다. 그런 억눌러진 감정을 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조금씩 흘려보내야 하지만 그걸 자연스럽지 않다고 행각하고 숨기고 살아가다 보면 결국 언젠가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번에 개봉한 베놈이라는 영화는 시리즈의 세 번째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환상의 케미스트리의 에디 브록과 그의 심비오트 베놈과의 소통과 공감을 그린 영화다. 베놈의 창조자 ‘널’은 고향 행성에서부터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구를 침략하고 에디와 베놈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를 그려낸다. 베놈이라는 영화는 호불호가 너무나 갈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람의 관점으로 볼 때 괴물로 변해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액션이 그렇게 좋아보일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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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관점으로 아름다운 것과 좋아 보이는 것을 구분하고 보기 싫은 것을 혐오한다. 너무나 주관적이며 자의적이고 그런 관점에 어떤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에도 그런 악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타인에게서 드러난 것들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기도 한다. 분노라는 감정이 겉으로 드러낸 후에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제어할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필자가 보는 베놈은 마치 사람내면의 어두운 이면을 겉으로 끄집어낸 것처럼 보인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심비오트가 인간을 숙주 삼아 변신, 활약하는 액션 장면을 보면 마치 사람마다 가진 숨겨진 내면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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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을 하는 기자들 중에 통찰력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얕은 지식을 가지고 그냥 적당하게 버무리지만 그 세계관에 어떤 철학이 잇는지 알지 못하기에 얕은 글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괴물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괴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냥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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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존재는 정말 모호하고 선과 악의 구분에 있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위기의 순간에 베놈으로, 일상에서 에디를 오가면서 펼쳐지는 액션과 에디와 베놈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잔재미를 선사한다. 에디와 베놈이 서로를 향한 애틋함을 쏟아내는, 감정 섞인 액션신들은 몰입도를 더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자아가 다른 자아와 만나며 그 존재를 인정하면서 사랑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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