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것처럼 사람들의 들썩거림이 있는 공간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곳에는 항상 기회가 있으며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그런 플랫폼이 옮겨갔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던 곳은 바로 오일장이 열리던 시장이었다. 한국의 역사에서 근대의 상설 시장이나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에 형성된 상거래 장소이기도 했었다. 조선 전기 무렵에는 보름, 열흘, 닷새, 사흘 등 지역마다 장이 서는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으나,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오일장이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의 육의전과 지방의 시전은 모두 관아의 허가 아래 독점적인 상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반인들이 사사로이 거래하는 이른바 난전(難廛)을 금지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더니 홍성군을 방문한 날에는 오일장이 서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오일장은 인근 여러 지역이 날을 달리하며 열렸고, 장에서 장사이의 거리는 보통 걸어서 하루 정도인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었다.
장터에는 좌판을 열 공간 이외에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주막과 같은 공간이 있었고, 장꾼들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국밥과 같은 음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홍성군의 전통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볼 수 있었는데 가을에 생산되는 것부터 사시사철 나오는 해산물도 쉽게 볼 수가 있다.
11월이 되면 김장철이 다가온다. 물론 예전처럼 가족이 모여서 김장을 하는 일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지만 김장은 전통적으로 의미가 있는 그런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김장은 지역에 따라 10월 말부터 시작하는데 이때쯤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때문인데 올해는 다음 달 중순으로, 보름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홍성전통시장은 1918년 개설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기도 하다.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해 온 홍성전통시장은 5일장이 열릴 때면 더욱더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홍성 전통시장은 1일과 6일에 오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각종 먹거리를 비롯해 채소류, 생선류, 육류, 의류, 생활용품 등을 파는 상점이 성업 중으로ㅓ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홍성과 주변 지역의 상인들과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장은 장항선 홍성역과 홍성 IC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생선은 병어다. 잔뼈와 내장이 적고 살이 많으며 맛이 좋아 식용하는데 지금까지 몇 번 안 먹어본 듯하다. 30cm 넘는 큰 병어를 ‘덕자’라고 구분해 부르기도 하는데 조림으로 요리해 먹으며, 싱싱한 병어는 좋은 횟감으로 쓰인다.
싱싱한 산 낙지를 비롯하여 문어도 눈에 뜨인다. 갑자기 산 낙지회가 먹고 싶어졌다. 벌써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이 1주일 정도가 남아 있다. 이 무렵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며, 동면하는 동물들은 땅속에 굴을 파고 숨는다고 한다.
나의 전통시장 답사기를 써도 될 만큼 많은 전통시장을 방문해 보았다. 시끌벅적한 저잣거리에서 호기심과 애정 어린 눈으로 사람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은 풍요로운 성찰자로 살아가기에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