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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에 반영되는 가치

Au는 빛나는 새벽의 aurum, Gold는 빛을 뜻하는 jvolita

사람들은 과연 어떤 것에 소비를 할까. 현재 살고 있는 환경이나 성장환경 혹은 1인가구, 2인가구, 가정을 이루었는지에 따라 다르다. 남자와 여자도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소비하기도 하고 어떤 자산을 구매하기도 한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오늘만 살 것처럼 돈을 쓰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절약이 미덕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동물들 중에 나중에 먹을 것을 저장해 놓는 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신이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먹고 더 이상 먹지를 않는다. 어떤 동물들은 겨울잠등을 자기 위해 지방을 한 껏 불려놓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신진대사를 느리게 해서 에너지를 적게 쓰도록 조절하도록 진화해 왔다. 반면 사람들은 수렵생활 이후에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축적하면서 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전에 그런 물질적인 것들의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금과 은이다.


오래전부터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은 계속 바뀌어왔는데 결국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로마시대의 화폐가 지금 유용하지도 않고 남북전쟁 당시 발행했던 미국의 그린백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렇지만 금은 그 지위를 한 번도 잃어본 적이 없다. 미국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금태환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달러대비 금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금은 원소기호로 Au이며 영어로는 Gold다. Au는 '빛나는 새벽'이라는 뜻의 라틴어 aurum [아우룸]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며, 아우룸은 '빛'을 뜻하는 히브리어 אור ['ôr ; 오르]에서 유래되었다. 반면 Gold는 산스크리트어의 '빛'을 뜻하는 jvolita에서 유래되었다. 프랑스어로도 금은 히브리어와 똑같은 or [오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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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금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 시간 해왔다. 다섯 돈 정도의 금덩이는 살짝 무게가 느껴진다. 사람들은 투자를 생각할 때 본질에 대해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득은 많이 오르지 않았을지 몰라도 실물가격은 끊임없이 올라왔다.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생각해 보자. 현재 금 5돈은 국세청에서 신고되는 급여소득자인 한 달의 중위소득과 비슷하다. 인플레로 인해서 수많은 국가의 화폐가 휴지조각이 될 때에도 금은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금은 기원전 7세기경 은과 혼합되어 처음으로 화폐의 역할을 했으며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곳에서 최고 가치의 화폐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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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는 금보다 은이 화폐로서 더 많이 사용이 되었다. 한국국민들은 과거에 묶여서 살아가고 있다. 금은 돌반지나 몸을 치장하기 위한 귀금속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다분했었다. 강제로 금융이 개방되다시피 한 1997년 IMF이후로 한국의 금은 전 세계의 금값과 연동이 되면서 우물 안의 금에서 전 세계의 실물가치와 연동되면서 꾸준하게 상승해 왔다. 뉴욕 맨해튼이나 도시국가들의 집값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서울 집값을 비교하는데 그건 그 나라의 국민들의 소득 수준과 비교하는 것이 정확하다. 서울기준으로 소득 수준대비 전 세계 최고의 집값을 자랑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20년 전에 금 5돈의 가격은 직장인 중위소득 수준은 아니었다. 2004년 받던 월급이 2024년에 6배는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대기업들의 막대한 수출로 인해서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많아졌으며 다시 원화로 바뀐 돈들은 실물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 과정 속에서 일부기업을 제외하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기업들은 직장인들의 월급인상을 최소로 해왔다. 직장인들은 쪼그라든 소득을 가지고 쓸 돈이 없으니 내수경제가 계속 줄어들고 자영업은 더욱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다. 전 세계 경제와 연동이 되어 있는 한국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모든 것들의 가치는 실물에 반영이 되는 때가 온다. 금이나 은 가격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 그만큼 화폐가 많이 풀렸으며 다른 실물 가치는 올라간 반면 비교적 늦게 반영되었을 뿐이다. 어떤 것들이 가치를 보존할 수 있을지를 잘 선택하는 것은 투자의 본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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