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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누각 밀양 영남루

60년 만에 국보로 재지정된 밀양의 관광 1번지

밀양이라는 지역은 영화로 더 기억이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송강호와 전도연 주연의 영화 밀양에서는 밀양이라는 지역이 가진 매력과 함께 밀양(密陽)의 한문해석처럼 비밀스러운 햇볕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상처를 입고 밀양까지 내려갔지만 자신의 아들이 유괴와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신애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교도소로 유괴범인 이웃집 원장을 찾아갔지만 하나님에게 구원을 받았기에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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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가왔던 밀양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얼음골도 방문해 볼 겸 밀양의 중심지에 자리한 영남루를 방문해 본다. ‘밀양 영남루’는 뛰어난 조형미와 함께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적 가치를 지닌 대형 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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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국보 제245호로 지정됐으나,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재평가를 통해 보물로 격하됐다가 지난해 12월 60년 만에 다시 국보로 승격되었고 올해 국보승격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평양 부벽루, 진주 촉석루와 더불어 한국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루는 뛰어난 건축미와 남천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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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자리한 수많은 누각을 방문해 보았는데 밀양 영남루는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서 독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밀양 영남루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박시춘의 옛 집터가 복원되어 있다. 박시춘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활동한 작곡가로 193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 40여 년 동안 무려 3,000여 곡이 넘는 대중가요를 작곡,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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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는 영남루 주변 밀양강변의 수려한 경관과 야경을 활용해 역사적 스토리를 담은 문화 콘텐츠를 도입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수변관광자원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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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춘 작곡가가 살았을 때 밀양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10월에는 밀양강 둔치에서 영남루 야경을 배경으로 시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며 트래킹 하는 ‘나이트런 인 밀양’ 행사를 개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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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삼간이라는 느낌이 드는 옛 모습의 집이 복원이 되어 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무봉사라는 사찰로 갈 수가 있지만 이날은 영남루를 먼저 돌아보기로 한다. 영남루 아래쪽 대나무밭 사이에는 ‘아랑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정절을 지키다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넋을 위로하는 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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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위풍당당한 누각이다. 규모만 보더라도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신라 법흥왕 때 세워진 영남사(嶺南寺)의 작은 누각 자리에 1365년(공민왕 14) 김주(金湊)가 창건한 것이다. 그 후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이 거듭되었는데 밀양도호부의 객사 소속으로 된 것은 1611년(광해군 3) 객사를 영남루 북쪽에 새로 지으면서부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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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는 경남 진주의 촉석루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이곳은 남천강에 자리한 관청의 건물로서 그 모습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앞면 5칸, 옆면 4칸의 팔작지붕을 한 중층 누각으로 건물의 기둥이 높고 간격을 넓게 잡아 규모가 크고 당당한 느낌을 보여주고 있는데 마루가 넓게 깔린 2층 평면은 내외진(內外陳)으로 구성되었으며 주위에 난간을 두르고 기둥 사이의 사면을 모두 개방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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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의 동쪽에는 능파각(凌波閣), 서쪽에는 침류각(枕流閣)이라는 2채의 부속건물이 있는데 그중 낮게 위치한 침류각은 3단계로 낮아지는 계단건물로 연결되어 있어 전체 외관에 변화와 조화를 추구한 것이 눈에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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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라고 편액 된 누각답게 밀양강을 끼고 절벽 위에서 굽어보는 주변 경관이 뛰어나 진주의 촉석루(矗石樓),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불릴만하다. 이곳은 24시간 오픈되지가 않아서 일몰 전에 이곳을 방문해서 둘러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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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로 변했다는 아랑은 영남루 아래 강을 비추는 가로등 위에 아랑나비로 변해 밤길을 밝히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아랑 낭자를 만나보지 못했다. 시는 1963년 처음 아랑 낭자를 선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선발해오고 있다고 한다. 아픈 기억을 가지고 내려와 밀양에서 시간을 보내던 영화 속 주인공과 아랑은 어딘가 닮은 점이 있다. 그리고 밀양의 영남루를 방문해 보니 그 아래로 펼쳐지는 남천강의 풍경이 왜 좋은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밀양을 흘러가는 남천강은 밀양강을 달리 부르는 이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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