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표적인 도서관인 한밭도서관 '도서관, 꽃 피우다'
대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시설이 좋은 현대화된 도서관이 많지가 않았다. 모든 책을 구입할 수도 없었던 그 시절 책에서 자료를 얻는 방법은 대부분 책의 일부분을 복사해서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수많은 자료를 찾기 위해 대전의 한밭도서관을 방문했던 추억이 있다. 지금보다도 불편했지만 책에 대한 남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았던 때였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성인들의 독서를 하는 비율이 계속 줄어들었다고 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즉시 반응하는 것에만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주차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대전 중구 서문로 10에 위치한 대전 한밭도서관은 대전을 대표하는 도서관답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대전은 전시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11, 12월 추천 도서를 전시하며 6개의 코너로 상시 북큐레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도서관, 꽃 피우다는 주제로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서 디테일한 꽃을 그린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책은 사람들의 꿈을 펼쳐주게 만들어준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한 송이 꽃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 꽃을 피우는 것도 피우지 않는 것도 자신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참 좋은 취미 중 하나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사물을 자세히 살펴야 하며 인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인물의 모습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게 살피다 보면 애정이 생겨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우러나게 된다. 좋은 찻잎에서 우러난 차가 맛이 있듯이 말이다.
연필, 목탄, 크레용 등을 사용하여 대상의 인상을 묘사하거나 작가의 이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만든 그 결과 그림은 자유롭고 순수하며 직접적이고 가식이 없다.
오래간만에 방문한 한밭도서관은 다양한 채널이 열려 있는 공간이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도서관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다. 제2자료실에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이 있으며 '키워드로 보는 책'은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인류 최초로 100세 시대를 살게 될 퇴직기 중장년층에게 ‘다시 또,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가치 있는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도서를 추천해 준다.
'당신의 마음을 두드린 책' 코너는 2024년 전국 공공도서관 인기 대출도서를 소개해주며 대전지역 공공도서관 작가초청 릴레이 강연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가 있다.
글의 분야는 참 다양하다. 수필, 서평, 인터뷰, 소설, 칼럼 등 때론 무심하게 지나쳐가는 것들을 책에 담아낸다.
한밭도서관에서는 실감서재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었다. 미래형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다. 언젠가는 도서관까지 가지 않고 마치 접속하듯이 도서관을 방문하고 사람들과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은 오게 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24년이지만 한밭도서관에서는 꽃을 피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고 노벨문학상수상으로 책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변화와 더불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