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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7. 2024

솔향기의 춘양

안될 일을 무리하게 해내려는 고집의 고장의 춘양역 

경북 봉화와 울진의 공통점이 있다면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가장 좋은 소나무가 있다는 것이다. 울진은 바다에 있지만 울진의 깊숙한 산속에는 금강소나무가 있으며 봉화는 춘양목으로 유명한 소나무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억지스럽게 무슨 일이든지 하려는 억지춘양이라는 이름의 붙은 지역에는 춘양역이 자리하고 있다. 

봉화군에 갔다가 호랑이가 있던 고개에서 차에 문제가 생겨서 2시간가량을 멈추어 서서 한없이 봉화군의 물길만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봉화군의 춘양목은 봉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속이 붉고 단단한 소나무를 이른다. 

궁궐의 건축재로도 사용하던 적송 혹은 금강소나무인데  철로가 생긴 후 춘양에는 봉화뿐만 아니라 삼척과 울진의 목재까지 몰렸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춘양목은 소나무에서 목재로 개념이 확장되었다. 

춘양역에는 강릉과 영주 방면 열차가 각각 하루 7회 정차하며 시발점이 부산, 동대구, 영주, 서울역 등으로 제각각이어서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은데, 모든 열차가 거쳐가는 영주역을 기점으로 삼으면 수월하다.

춘양면사무소, 억지춘양시장, 고택을 잇는 걷기 길은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연결한 ‘외씨버선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하지만 춘양역의 주변으로 조성된 억지춘양시장과 고택을 탐방하는 것도 좋다. 오래되었지만 고풍스러운 고택들이 반겨준다.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는 호랑이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춘양이라는 지역의 이름은 만석봉 아래 들만이 넓으면서도 양지바르고 항상 봄볕처럼 따뜻하다는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춘양목으로 통용되는 목재의 명산지로 1923년부터 채굴되었던 금광, 금정광산이 있는 곳으로 각종 광물자원과 산림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금에 관심이 많은 요즘 춘양지역은 1923년부터 채굴되었던 금광이 있었던 곳으로 각종 광물자원과 ㅎ산림자원이 풍부하기로 알려져 있다. 금광이 있다고 하면 캐볼까란 생각이 갑자기 든다.  

이미 봉화군의 춘양은 친숙한 곳이어서 그런지 간이역처럼 보이는 기찻길에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반갑기만 하다. 모든 것이 새롭고 반가울 때가 있다. 

봉화 지역은 능선 너머의 능선이 첩첩이 겹쳐지는 곳으로 질 좋은 춘양목이 생산되는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낙동강의 물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옛길을 걷거나 이렇게 한적한 곳을 오가는 기차를 타고 도착하면 분위기마저 남다르다. 

춘양역에서 출발하며 범바위 전망대와 신비의 도로, 낙동강 시발점공원까지 갈 수 있고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산들의 사이로 부드럽게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오르다 보면 봉화가 이런 지역이라는 것을 다시금 보게 된다. 춘향전의 춘향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억지춘양의 춘양 정도는 괜찮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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