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보은의 속리산과 겨울풍경과 먹거리가 생각나는 날...
충북 보은 하면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보면 속리산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속리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산사도 만나보고 세조가 행차했을 때 이야기가 있는 정2품송이 인상적이었다. 보은은 충북의 깊은 곳에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에 보은 대추를 전국에서 최고 상품으로 쳤다고 해서 보은으로 가면 대추빵을 파는 곳이 많이 보인다. 보은에는 한국의 십승지 중 하나로 속한다는 속리산 구병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보은으로 가는 길목에는 정2품송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 남겨져 있다. 구병마을로 가는 길목의 공원에는 도깨비들도 보인다. 이곳 공원은 도깨비들이 콘셉트이다. 겨울에도 푸르름이 있는 상록수가 자리한 곳에 솔향도 나고 도깨비도 만나볼 수 있다.
속리산 솔향공원이 자리한 곳에는 속리산테마파크 모노레일이 겨울에도 운영이 되고 있다. 위의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모노레일이 마침 눈앞을 지나가고 있다.
구병마을은 구병산을 뒤에 두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충북 모은 속리산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이동 중 창밖을 통해 속리산, 구병산, 말티재의 겨울 절경을 눈에 담을 수가 있다. 높은 경사각으로 스릴도 있는데 모노레일은 총연장 866m, 경사각 30도, 최고 속력은 분당 60m다.
모노레일이 있는 곳을 지나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구병마을이 나온다. 소의 자궁을 닮았다 해서 '우복동'이라고도 불렸다는 이 마을은 자연 부락 3군데, '웃멍에목이' ' 느진 목이' ' 된 목이로'가 20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병합돼 구병마을로 불리게 됐다.
구병산 멍에목성지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이 부근에서 만들었고 지금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송로주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가 있다. 송로주를 만드는 분들은 충북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다. 송로주는 말 그대로 소나무를 원료로 만든 술로 보은의 소나무와도 잘 어울리는 술이다.
송로주를 제조하려면 우선 누룩과 멥쌀가루를 1대 1로 섞고 섭씨 30도에서 사흘동안 발효시켜 밑술을 만들고 구병산에서 나오는 솔옹이를 얇게 썰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茯令)을 알밤만 하게 깎아 엿기름과 함께 섞어서 2주 정도 발효된 술을 송절주라 하며 이것을 배주머니에 넣고 짜서 은근한 장작불로 내리면 송로주가 된다.
도인마을로도 불렸던 구병마을이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19세기 후반 교우들이 신앙생활을 하던 마을로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한다. 술도 만들고 마을 분들끼리 공동체를 형성해서 옛 영화를 찾아가고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넉넉한 주차공간을 갖춘 곳의 뒤편으로 가면 멍에목성지를 볼 수가 있다. 먹에 목성 지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길 6에 자리하고 있으며 최양업 신부가 방문해 성사를 주고 미사를 집전했던 사목순방지였다고 한다.
충북 보은에도 눈이 많이 내렸는지 곳곳에 녹지 않은 눈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봄이면 봄꽃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주변이 채워져 있었을 텐데 눈 내린 설경의 일부만 볼 수가 있었다.
독특한 구조물의 형태를 띠고 있는 멍에목성지의 건물은 일반적인 천주교성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의 안쪽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구병마을에는 복지커뮤니티센터를 비롯하여 매년 열리는 대추에 설레고 보은에 올라가 보는 보은 대추축제에도 큰 역할을 하는지 곳곳에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구병마을은 대추도 유명하고 송로주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마을 분들이 함께 모여서 천연발효식초등의 체험뿐만이 아니라 수제청, 메밀국수 만들기, 쿠키 만들기 체험도 할 수가 있다.
멍에목성지에서 나와서 가는 길에 대추가 들어간 찐빵도 하나 구입을 해본다. 아삭하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보은 대추는 가을볕에 붉게 잘 익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하나쯤 먹고 싶어 진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는 구병마을은 장수마을로도 유명한 곳이지만 그렇게 깊숙한 곳에 있었기에 천주교 신자들이 들어가서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