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내려앉은 대청호반에 자리한 금강 달빛의 청풍정
겨울만이 보여주는 일상이 담긴 풍경을 보기 위해 옥천의 청풍정이라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대청호반에는 달빛이 항상 비칠 정도로 맑음을 보여주는 곳으로 전형적인 감압곡류가 흐르는 이 일대는 기암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이 멋진 곳이기도 하다. 억새가 금강의 풍경의 모습을 더 몽환적으로 보여주면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청호반에 자리한 옥천 청풍정은 조선 후기에 참봉 김종경이 세웠다고 한다. 1900년쯤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80년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수몰이 되었던 것은 1996년 옥천군이 이전 복원했다.
내리는 눈발로 인해 청풍정의 모습이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청풍정의 뒤편에는 명월암이 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바위에 ‘明月岩’이라는 한자가 선명하게 새겨 있다. 청풍정과 명월암 그리고 그 앞 백토산을 두고 석호리 명품 3 경이라 부르고 있다
물안개가 차올라올 때면 겨울에도 청풍정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볍게 걸어서 청풍정으로 걸어가 본다. 옥천에는 호반의 풍경이 있는 한적한 마을들이 있다. 대청호로 인해서 많은 마을이 사라져 버렸다.
청풍정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풍광은 마치 구름 속에 홀로 서 있는 정자만이 고독하게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 물 맑고 바람이 시원하기만 한 청풍정에는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서 더 아련해 보인다.
청풍정은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작은 정자지만 거울 같은 호수, 병풍처럼 산을 두른 수려한 주변 풍광을 돋보이게 하는 화룡점정과 같다.
세상이 변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것은 그만큼 사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었던 김옥균은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일본으로 망명하여 10여 년을 방랑하며 지낸다. 내내 고종이 보낸 자객을 잘 피해 다니다, 상하이에서 결국 자객 홍종우에게 리볼버로 살해당한다.
청풍정에서 보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대청호의 모습은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이곳까지 걸어오는 길에 만난 갈대와 새털구름이 조화로워 보인다.
낙엽 쌓인 정원에 앉아 있으면 이름 모를 새소리는 물론이고, 잔잔한 호수와 주변 산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 한 해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옥천군의 대청호반에는 물에 잠긴 후에 암석 등이 호반에 이어져서 풍광을 만들어진 부소담악과 같은 곳들이 여러 곳이 있다. 대청호 오백 리 길은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곳'이란 슬로건을 내건 생태관광지로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임도, 옛길 등을 연결하여 조성한 도보의 테마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