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의 역사와 문화, 화랑의 이야기가 담긴 화랑설화마을
별빛 도시를 지향하는 경상북도 영천이라는 도시는 정몽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만 경북의 비중 있는 역할을 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영천이라는 지역에는 삼한시대에 골벌국이라는 국가가 있었다고 한다. 벌은 부리, 불과 통하여 마을이나 성을 뜻하는데 그렇게 소국으로 존재하던 국가는 3세기 경에 신라에 흡수가 되었다. 신라지역에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화랑의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영천시에는 여러 관광지가 있는데 임고서원이나 정몽주 생가는 역사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곳 영천화랑설화마을은 2020년에 개관하였다.
초반에 약소국이었던 신라를 강국으로 이끈 원동력인 화랑도를 기반으로 한 김유신 장군과 화랑설화, 풍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금호읍 거여로 11만여㎡에 조성한 화랑설화마을은 전시시설뿐만이 아니라 체험시설과 화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가 있다.
실외에 김유신 일대기 모형과 화랑마당, 설화재현마을을 비롯해 국궁 체험 공간, 풍월못, 잔디광장 등이 마련됐다. 초반에 외교의 균형을 가지고 국가를 유지해 오던 신라가 인재를 키우는 방식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화랑이다. 모인 인재를 화랑과 휘하에 모인 낭도들 간의 공동생활로 결속력과 단합력을 다지고 교육하여 그중에서 능력이 우수한 자를 천거해 뽑아 신라의 군인 즉 문무관직에 올리는 역할이었다.
영천시의 화랑설화마을은 시내에서 벗어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공간적인 여유가 있다. 주요 시설로는 신화랑주제관, 신화랑우주체험관, 화랑 4D돔 영상관, 화랑배움터등이 있다.
영천시는 체류형 관광을 확대해 불경기 속 지역 소상공인을 돕고 수요 창출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관광객 10명 이상이 버스를 임차해 이동할 시 1인당 1만 원을, 숙박하면 1박 기준 1인당 2만 원을 지원해 준다.
충남에 가면 백제문화권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경북의 경주, 영천, 경산, 청도는 신화랑 풍류 체험벨트를 통해서 관광테마파크 조성을 목표로 해서 화랑설화마을이 조성이 되었다. 영천의 화랑설화마을은 그래서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니라, 신라가 선택했던 인간형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묻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전시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공간 곳곳에 흐르는 상징물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길러내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가치 위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가.
김유신에 대한 신화를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경주를 비롯하여 태어났던 곳이었던 진천군과 이곳 영천시가 있다. 옛 금관가야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 김구해의 증손자이며 조부는 김무력, 부는 김서현이다. 골품은 진골이었던 김유신은 서라벌 귀족들의 반란을 연거푸 진압하는 등 신라를 지켜내는데 큰 기여를 했고 무엇보다 군 사령관으로서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루어냈다.
김유신에 대한 설화를 중심으로 화랑설화마을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마을도 재현을 해두었다. 설화는 단순한 이야기의 집합이 아니라, 한 시대가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감정과 선택, 승자만이 아니라 패자의 기억까지 품고 있는 서사가 바로 설화다. 그래서 설화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언제나 시대의 진실을 품고 있다.
설화로 전해지는 것은 확실하게 역사적인 고증을 토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화는 다시 신화(神話, myth) · 전설(傳說, legend) · 민담(民譚, folktale)으로 구분되는데 사람들이 이야기에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 속에서 어떤 삶이 좋은지를 보면서 생명력을 가지고 성장해 가게 된다. 화랑의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랑은 단순한 무사 집단이 아니라, 신라가 어떤 인간을 원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용맹함뿐 아니라 예(禮)와 충(忠), 풍류와 공동체 의식까지 요구받았던 존재. 신라는 칼보다 사람을 먼저 만들려 했고, 영토보다 정신을 먼저 세우려 했다.
도시는 건물로 만들어지지만, 정체성은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영천이 정몽주와 김유신, 화랑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관광자원이 아니라, 이 도시가 어떤 기억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화랑설화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역사와 설화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천의 밤하늘 위에 떠 있는 별들은 오래된 이야기처럼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