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의 진산이 병풍으로 둘러싸고 있는 마을을 걷다.
전국의 어느 곳을 가도 가장 재미있는 여행 중에 하나는 마을탐방이다. 마을골목골목을 다니다 보면 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그 속으로 들어가서 마치 오랫동안 살아온 것처럼 체험을 해볼 수가 있다. 다이내믹한 여행지도 있지만 소박하지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들도 있다.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
도시마다 진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는데 이곳은 금성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경현동 이야기이다. 나주 시내와 분리되어 있는 경현동은 문헌상 1789년 나주목 서부면 서원촌이라고 불렀던 곳이다.
벽화를 그려둔 것은 이곳에 작품을 그림으로 그려두었다. 마을의 옛 모습에는 금성산 아래에 경현서원과 다보사를 중심으로 한 서원촌, 월정봉 아래 사직단과 월정서원을 중심으로 한 월정마을, 금성산 자락으로 맛재 아래 맛재마을등 취락지로 형성이 되었던 곳이다.
마을을 활성화하는 것은 단순히 핫 플레이스로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 마을만의 색깔이 만들어져야 한다.
작품에 대한 소개를 보고 둘러보면 마을 곳곳에 작품처럼 만들어진 곳을 볼 수가 있다. 구전에 의하면 월정사라는 절과 항상 달이 비추어 월정샘이라는 물 좋은 샘을 가진 마을이 있었는데 국도가 건설되면서 대부분 철거가 되었다고 한다.
경현동에 중심이 되는 트래킹길은 바로 한수제다. 1959년 한수제가 건설되면서 농경지와 마을길이 모두 물속에 잠겨 버리면서 지금의 한수제 옆 산자락을 따라 도로가 건설되었다.
이제 한수제 물레길을 걸어서 돌아볼 시간이다. 예부터 금성산산신제를 지내왔으며 지금은 없어진 마을입구 대나무 숲에는 무당의 당집이 있었다고 하는데 마을은 농악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주변에 벚나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봄에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제 물레길은 지난 2018년 국토부 지역개발사업인 '나주 금성산 숲체원 진입도로·한수제 수변공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데크가 설치된 물레길은 너비 2m, 길이 800m로 기존 한수제 임도와 연결해 총연장 1.8㎞의 순환형 산책로가 있는데 봄이면 잔잔한 호수 위를 걸으며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은 겨울분위기가 물씬 나기는 하지만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새싹들이 보인다.
물레길 주변에는 왕벚나무, 배롱나무 등을 식재했으며 호수 조망 데크에는 침대형 의자와 야외탁자, 그늘막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안락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을 해두었다.
작년에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아래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도 열렸다. 경현동 인공폭포는 1950년대 채석장이었던 암벽을 개조해 2022년 5월 조성했으며 나주로컬푸드 판매 부스를 비롯해 나주관광·고향사랑기부제·나주몰 홍보 부스도 올해 만나볼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