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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꽃

원주에서 머물렀던 박경리 문학공원에 찾아온 글의 꽃

글을 쓰다 보면 정말 너무 많이 알려져서 글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할 여지조차 없을 때 경제적인 부분의 인생의 굴곡은 사라지겠지만 그렇지가 않은 사람들은 바이로리듬을 타듯이 몇 개월 혹은 1년, 몇 년 단위로 반복되는 지루한 과정을 거치면서 살아야 한다. 심지어 글을 아주 잘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물이 끓어 넘치는 임계점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 과정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 봄에 꽃은 피지만 그 꽃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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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신만의 글을 쓰면서 버틸 수 있다는 것은 한 편으로 부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긴 시간 동안 하나의 작품을 쓰기 위해 글을 쓴 작가로 박경리가 있다. 원주를 다시 방문해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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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문학공원에도 꽃은 피어 있었다. 박경리 문학공원에 벚꽃이 만개하는 것은 다음 주말이 되어야 가능할 듯하다. 통영에서 태어난 박경리가 원주에 왜 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주에 터를 잡고 많은 집필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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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공원은 1989년 박경리 선생님의 옛집이 택지개발지구로 편입되어 사라지게 될 것을 염려한 문화계의 건의에 따라 한국토지공사의 시공으로 1999년 5월 완성되었다. 무엇을 하든 간에 자신의 흔적이 후대에 계속 남아있게 된다는 것은 참 의미 있게 느껴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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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유명한 작품을 설명해 주는 동영상을 접하고는 하는데 편하게 이해할 수는 있지만 깊이 있는 이해라던가 남는 것은 많지가 않다. 책 읽는 것만큼의 자신의 기억에 깊게 새기는 행동은 지금까지 본 기억이 없다. 매트릭스에서처럼 지식을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 오지 않는 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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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박경리 문학공원은 10번은 넘게 방문한 곳이다. 봄꽃이 필 때, 여름에 더울 때 가을 단풍, 겨울에 흰 눈이 내릴 때나 행사할 때 방문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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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집은 국내 유명 건축가가 설계하고 디자이너가 공을 들인 공간으로 2층에는 생전의 작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과 유품이, 3층에는 소설 토지를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고 각종 문학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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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는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된 '문화공유 플랫폼'이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9월에는 박경리 작가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 '박경리문학공원 투어 프로그램'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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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까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읽어본 소설책들은 한국 소설은 많지가 않다. 너무나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읽는 내내 얼굴이 부끄러워지게 만들었다. 크게 나누어보면 미국, 일본, 유럽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 한국의 좋은 작품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이후까지의 삶을 다룬 소설들이다. 토지에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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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을 소일거리를 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던 박경리는 매일 이곳을 오가는 삶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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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문학공원에 핀 박경리의 봄꽃 중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목련이다. 문학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정원과 테마 전시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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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정원과 박경리 선생의 흔적을 보존하는 박경리문학공원에는 박경리문학공원 내 기존 북카페를 지상파 방송과 협업해 '카페 서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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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문학공원을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 마치 나무를 두 손에 얹은 것처럼 보이는 풍경이 나온다.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중요했던 존재중에 나무가 있다. 그토록 힘이 강했던 고대엘프와 고대인간은 사라졌어도 나무는 계속 이어받으면서 그 의미를 이어나갔다. 박경리의 토지는 그런 땅의 힘을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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