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탐크루즈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배우 발킬머 영면하다.
지난 4월 1일 1959년생 발 킬머라는 배우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탑건 : 매버릭에서도 투병하는 역할로 나왔지만 실제 투병하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찍었다. 탑건 1에서 매버릭과 경쟁관계로 나왔던 실력 있는 조종사였던 아이스맨으로 분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는 해군의 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실력만으로 세상을 버텨내는 매버릭을 뒤에서 밀어주었다. 만년 대령이었던 매버릭과 달리 그는 승승장구했지만 자신의 친구이며 가장 믿는 사람으로 매버릭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출연했었다. 그리고 그에게 조언을 해준다.
발킬머는 연기파 배우다.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는 연기로 자신의 인생을 보여주었던 배우이기도 하다. 그의 노년을 보면 아니 노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1959년생이면 그다지 많은 나이는 아니니 말이다. 아무튼 50대 이후로 그는 부쩍 살이 쪘다. 20대와 30대의 날렵한 모습은 거의 사라진채 예전과 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발킬머는 탐 크루즈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인생을 탐크루즈와 함께한 것처럼 느껴지는 배우이기도 하다.
탑건 1에서 매버릭과 아이스맨은 훌륭한 라이벌이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라이벌이 필요하다. 라이벌이 없는 사람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계속 자신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넘어서야 할 이유를 줄 수 없는 사람은 안으로 무너져간다. 수많은 정치인이나 어떤 자리에 오른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이나 납득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넘어서야 할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건 뒤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탐 크루즈라는 배우는 스스로에게 많은 과제를 부여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AI가 비행을 하고 로봇을 통해 전쟁을 하는 시대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탑건 매버릭은 그 지점을 이야기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굳이 전투기 조종사 한 명을 키우는 비용보다 AI나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돈이 덜 들어갈지도 모른다. 지금도 상대가 없다는 F22의 후속기종으로 보잉의 6세대 전투기 F47을 발표하였다. 탑건 매버릭은 F18과 5세대 전투기와의 도그파이팅도 보여주기도 했었다. 전례 없는 위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여줄 것 같은 F47덕분에 보잉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필자는 전에 팔기는 했지만 다시 사야 하나는 고민이 든다.
사람과의 만남은 그렇게 이어졌다가도 생각지도 못하게 이별을 겪기도 한다. 발 킬머는 조금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발킬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간에 탑건이라는 영화 속에서는 매버릭과 아이스맨으로 만났으며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면서 매버릭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사람이다. 사람에게는 그렇게 조력자이면서 라이벌이 필요하다. 그것이 성장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발킬머를 추모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