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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1. 2017

캠핑

고생과 낭만의 갈림길에서

마치 유행처럼 번지던 캠핑이 지금은 그렇게 확대되지도 않지만 축소되는 분위기도 아닌 듯하다. 어느 정도 여가를 즐기는 한 방법으로 캠핑이 자리 잡은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캠핑하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경우 모두 갖추어진 글램핑 장을 선호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모든 장비를 들고 훌쩍 떠나는 캠핑을 좋아한다. 그 어느 것이 더 낭만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것이 다르니 무엇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 듯하다. 

지인들과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1~2번쯤은 캠핑 여행을 떠난다. 금산에는 금강이 휘어 감아 흐르는 곳에 적벽강이 있고 그곳에는 캠핑장들이 여러 곳이 있다. 문명의 이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거친 자연으로 되돌아가 자연과 더불어 고된 생활을 즐기는 소수인들의 취미였던 캠핑이  캠핑이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 금강 혹은 적벽강이라고 불리는 금산의 수통리로 캠핑을 떠났다. 금산에서 흐르는 물은 모두 금강줄기로 이 물이 흘러흘러 아름다운 풍광의 적벽강에 이르게 된다. 

캠핑을 한 번 가기 위해서는 사실 준비할 것들이 적지 않다. 모든 것을 준비해주는 캠핑장을 간다 하더라도 먹을 것과 주요 편의 도구 등은 가지고 가야 한다. 한국의 캠핑족들은 500만 명을 상회한다고 하는데 여러 번 가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그것만으로 규모를 결론 내리기는 힘들 듯하다. 

현재 행복을 추구한다는 욜로 열풍으로 인해 캠핑 문화도 덩달아 바뀌고 있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는 뜻을 가진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혼합해 만든 신조어도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글램핑이 무엇인지는 알고는 있다. 생각해보면 고기를 구워 먹기 위한 그릴과 숯불, 모기향, 밖에서 씻기 위한 드라이 샴푸 등 다시는 안 쓰게 될 준비물을 생각하면 차라리 글램핑이 나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캠핑을 떠나면서 누구도 서바이벌 게임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 사간 바닷가재는 서바이벌이겠지만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것은 벌레를 잡아먹는 베어 그릴스 같은 자연 서바이벌을 해보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떠나면 음식이나 술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미 캠핑에 참여한 사람들은 먹을 만큼 먹었고 마실만큼 마셨기에 그냥 아쉽기만 하다. 

준비해온 바닷가재가 숯 위에서 구워지고 있다. 먹는 것만큼 좋은 경험이 있을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냥 추억 같기도 하지만 사진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캠핑을 떠나서 먹는 삼겹살은 그렇게 스스로를 녹여 자신을 굽기 위한 연료로 재탄생하게 된다. 숯불을 넣어하는 숯불구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화력이 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뒤집기를 잘해주어야 한다. 캠핑장ㅇ서 아침잠을 깨우는 건 자명종 소리가 아니라 재잘거리는 새소리와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 소리다. 

야외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캠핑장이라고 하더라도 밤은 찾아온다. 별을 헤아려도 좋지만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의자 깊숙이 몸을 맡기고 금산 금강의 하늘을 만나본다. 조용히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물소리도 들리고 벌레소리도 들린다. 물론 반갑지 않은 불청객 모기들이 있지만 열심히 약을 뿌린 덕분에 조금은 자유롭다. 대부분의 캠핑장이 산이나 계곡, 바다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숲 속에서, 계곡에서, 바다 옆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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