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마리의 천연기념물 따오기가 야생으로 돌아가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전공과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 경제 쪽에서는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동양 쪽에서는 공자, 맹자, 철학 쪽으로는 칸트, 심리 쪽으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생물 쪽에서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었다. 상당히 오래전의 일이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난 것을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때 산책이 지금도 서재에 꽂혀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살짝 묘하기도 하다. 이때 두꺼운 분량의 책인 종의 기원의 정가는 6,500원이었다.
종의 기원이라는 책에서는 독립적인 생태계인 공간에서 기록을 통해 자연선택을 통한 종의 진화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전까지의 기독교에서 주장했던 창조론을 뒤집으며 생물학계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 도서다. 특히 자연선택을 보면 생존을 위한 경쟁에 의해 변이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또 어떤 원인에서 생기는 것이라도, 어떤 종이든 그 한 개체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다른 생물 및 생존의 물리적 조건에 대한 무한하게 복잡한 관계 속에서 그 개체를 보존하도록 작용할 것이고, 그것은 또 일반적으로 자손에게 전해져 내려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5년에도 경남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천연기념물인 따오기 50마리를 야생방사를 했다고 한다.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이하는 행사다. 군은 이 중 절반인 25마리의 따오기 등 부위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방사 후 이동 경로 파악, 모니터링 연구 등 복원사업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종의 기원은 자연선택과 도태가 자연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 균형이 깨지게 되었다. 그걸 조금이라도 돌려보는 것이 따오기를 복원하고 이렇게 야생방사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진이 찍힌 뒤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자연적 본능은 사 육하에서 상실된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키우고 있는 동물의 사육본능을 체득한 대신 자연적 본능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일부분은 습성에 의한 것이고 또 일부분은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에 특수한 심리적 습성 및 행동은 일간이 축적함으로써 이루어진 것들이다
따오기는 세대를 걸처 사육화가 아닌 자연에 적응하기 위한 방향으로 계속 복원하고 있다. 2013년에 처음 시작된 것이 이제 10년을 조금 넘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한 해 1∼2차례 야생 방사 행사를 열고 총 390마리의 따오기를 자연으로 방사했다. 종의 기원에서처럼 자연도태가 아니라 생물학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한 우포따오기는 지금도 하늘을 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