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제천 박달재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랑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은 너무나 다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에 없기에 우리는 이야기에서 사랑에 대한 진솔함을 믿어보려고 한다. 제천에 가면 노래로 접했던 박달과 금봉에 대한 사랑이야기를 접해볼 수가 있다. 쉬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박달 총각과 금봉 처녀의 애틋한 사연을 접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박달재 노래는 알아도 박달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갈라놓은 험한 고개를 박달재라 하는데 옛날 박달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고개로써 제천시에서는 박달도령과 금봉 낭자를 캐릭터화하여 ‘박다리와 금봉이’로 명명하여 각종 캐릭터 상품 개발 및 홍보하고 있다.
총각과 처녀라는 표현조차 무색해진 요즘 인생의 라이프 사이클조차 달라지고 있다. 제천시는 박달재 명소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숲길을 따라 떠나는 여행길에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박해 시기에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배론으로 숨어 들어가던 길이기도 했다. 이곳에 조성되는 숲길은 배론성지와 팔왕재(파랑재)를 거쳐 박달재 정상부까지 7.5㎞길이로 조성된다.
배론성지에는 주차장이 만들어지고 팔왕재 정상 인근 등 주요 지점에는 광장 4곳과 쉼터 3곳 등이 들어선다. 제천시는 이 숲길 곳곳마다 약초를 심고, 야간 특화구간 등 테마공간도 조성이 된다.
짧은 시간에 남겨진 사랑의 이야기는 애틋하기에 더욱더 화자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랑이야기가 있던가. 경상도의 박달도령이 서울로 과거 보러 가는 길에 이 고개를 넘어 아랫마을 금봉이 처녀를 만나 사랑을 나눴지만 박달이 과거에 낙방하여 금봉을 볼 면목이 없자 돌아가지 않았다.
오매불망 박달만을 기다리면서 살았던 금봉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박달은 그 소식을 듣고 슬피 울며 고갯길을 오르다가 금봉이의 환영을 보고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사랑에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조건이 갖추어지고 나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야기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다른 관점의 사랑이야기다.
때론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시간적인 차이일수도 있고 원하는 바와 가치관의 차이일 수 있다. 박달과 금봉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잘았다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 애틋한 것이 아니었을까.
문경과 제천지역은 경상도와 한양을 이어주는 길이 있다. 지금은 자동차를 이용하여 10여 분만에 재를 넘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박달재와 다릿재를 넘으려면 걸어서 며칠이 걸렸다고 한다. 박달재 터널이 완공되어 구불구불한 박달재 고개를 넘는 차량은 거의 없고 옛 박달길이라고 해서 과거의 향수만이 남아 있다.
박달과 금봉의 사랑이야기를 생각하면서 넘어도 좋고 박해를 벗어나기 위해 몰래 숨어들었던 길을 생각하면서도 걸어도 좋다. 결국에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가 있다. 5월의 제천은 사뿐사뿐 걸어가는 사랑이야기로 채워보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