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이 없는 여자
재능을 말하고 있지만 이 소설은 남녀 간의 성적인 부분을 풀어내기 위해 미술과 재능 그리고 성공, 명예 등을 끼워 넣었다. 남자 주인공 금강과 현준호는 남성적인 매력뿐만이 아니라 잘생기고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충분히 넘치고 여주인공 강은하는 매력적이지만 향기가 부족한 듯한 여자다.
남자와 남자 사이의 동성애가 살짝 가미된 관계에 여자가 이 두 남자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한다. 그리고 바닥부터 퇴폐적 기질이 있는 현준호와 순수하기에 퇴폐하기 쉬울 수 있다는 금강과의 관계를 성적인 것을 통해 그려나간다. 여성의 잠자리와 어떤 재능을 등가교환이라는 것으로 풀어나가는 것 자체부터가 조금은 불편했지만 은하가 어떤 색깔을 가지게 될지 살짝 궁금하기도 했었다.
재능은 있으나 흙수저이기에 한계가 있고 재능은 없으나 금수저이기에 또 한계가 있다. 대중들은 겉으로 보는 것만 믿고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은하라는 캐릭터는 철저히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기 위해 남자를 소유하고 이용하려고 한다. 초반에 현준호와의 관계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그것 역시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이 있기에 얼마든지 감내했으며 중후반에는 한 번쯤 가지고 싶었던 금강을 소유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그럴듯한 말로 우성호라는 나이 지긋한 사람을 이용한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과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간에 명목을 만들어 남자는 이용하고 필요가 없는 사람은 배척하는 무채색의 여자 은하의 이야기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입혀진 색깔은 딱 눈에 보이는 만큼에서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