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의 해파랑길 4코스에서 머물고 해녀와 같이 동반하고 바다를 맛보다.
우주에 탐사선을 보내고 달에도 사람을 보낸 적이 있는 인류의 과학기술은 지구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바다의 5% 정도만 알고 있다고 한다. 인류에게 바다는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며 심해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수면으로부터 100여 미터 안쪽에 있는 정보에서 나온다. 그렇지만 바다는 인류가 생존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을 내어주어 왔다. 200여 미터만 들어가도 모든 빛이 사라진 바다지만 깊게는 10여 미터의 물속에서 가족을 위한 물질을 하던 사람을 해녀라고 불렀다.
울주에 자리한 송정항은 울주군 해파랑길코스에 자리한 곳이어서 자주 가본 곳이었다. 이곳에서 물질을 했던 해녀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송정마을의 해녀체험이 있어서 방문했다. 송정항의 송정마을 체험은 송정활력플랫폼에서 시작을 한다.
언제인가 제주 해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썼던 기억이 난다. 해녀는 TV, 미디어등에서 볼 수 있었던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울주 송정마을에는 얼마 남지 않은 해녀분들과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을 해두었다.
어촌특화 역량강화사업은 마을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마을자원발굴과 기반시설 운영능력 제고 등 어촌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양수산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사업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하는데 단순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마을주민의 주도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게 된다.
바다는 아주 무더운 한 여름에 얕은 바다로 들어가도 춥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지난 5월은 바다의 수온이 낮은 편이었는데 바디슈트를 입고 들어가도 손이 시리고 온몸에 한기가 돌 정도였지만 해녀분들은 일상을 보내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으신 모습이었다. 참고로 바다의 수온이 0~4도일 때 일반적으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5분 정도다.
해녀와 함께 바다로 들어가는 체험을 하기 위한 준비물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 바다로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날의 행사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안전을 위한 정보를 전달받았다.
바다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송정마을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을 돌아본다. 송정파크라고 불리는 공간을 돌아보고 날은 흐리지만 울주만의 바다를 충분히 만끽할 수가 있다.
일반 사람들이 바다로 들어가서 할 수 있는 해녀체험은 바다의 수심 1미터 정도에서 진행이 된다. 필자는 2미터까지 들어가 보았는데 나름 열정적으로 물질을 하며 바다에서 무언가를 잡는다는 즐거움을 만끽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가 있었다.
이날 참여했던 가족과 사람들이 바다에서 채취해 온 해산물이 바구니에 담겼다. 보통은 전복이나 소라와 이름이 생소한 먹거리들이 바다에서 잡을 수가 있었다. 과거 해녀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삶을 살아야 하니까 바다에 뛰어들었다.
온전하게 바다를 느껴볼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울주군의 해녀들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직접 물질을 체험하며 거친 환경 속에서 살아온 그들의 생존력을 몸소 느껴볼 수가 있다. 당일 체험으로 마무리가 되기는 했지만 울주에 머무르며 자연, 웰니스, 로컬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좋을듯 하다.
잡아온 해산물을 바구니에 담고 오면 전복이 들어간 라면이 나온다. 라면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다.
바다에 들어가서 해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에 먹은 해산물 라면은 왠지 더 맛이 좋았다. 해녀의 숨비소리, 울주산 해산물라면의 여운, 그리고 여유로운 송정항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울주군의 해녀, 풍경, 여름 액티비티등은 울주 고유의 손맛이 있는 체험형 여행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올해 여름은 울주로 떠나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