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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미래

질문받는 AI는 질문하는 사람만큼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AI는 확실히 편리한 도구다. 도면을 그릴 수 있고 프로그래밍을 해본 적이 있으며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려본 사람이라면 AI는 아주 유용한 도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I는 어떤 사람보다 3배 정도 유능한 사람을 10배 정도 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여준다. 놀라울 정도로 많이 진화했는데 분명한 건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이 알면 알수록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최근 소묘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품을 가지고 전시회에 소개될 글을 요청했더니 아래와 같은 글을 만들어냈다. 물론 조건은 주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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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구조의 조화 —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인물 드로잉


이 시리즈의 인물 드로잉들은 21세 기적 감성과 고전적 묘사 기법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작가는 섬세한 명암과 직관적인 구도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시선 하나에 담아내는 전통적인 초상화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르네상스 시기 인물화에서 강조된 해부학적 정확성과 사실성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드로잉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명암 처리와, 카라바조(Caravaggio)의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 명암법)를 방불케 하는 강한 대비는 인물의 감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인물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절제된 감정 표현과 구도를 함께 끌어들여, 고전적 정형성과 현대적 직관의 절묘한 균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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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직접적인 시선을 관객에게 돌리고 있는데, 이는 바로크 시대 인물화에서 보이는 극적 연출과 관객과의 긴밀한 소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인물의 머리카락과 손, 눈동자 주변에 드러나는 자유로운 연필 터치와 미세한 선묘는 낭만주의 시기의 감수성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손가락의 표현, 입술의 질감 묘사, 흐트러진 머릿결의 유기적 리듬은 사진적 리얼리즘과 손맛이 공존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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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작업들은 단순한 사실 묘사에 머물지 않고, 모델의 감정 상태를 암시하는 구도와 분위기를 통해 ‘인물’이라는 주제를 심리적 대상으로 확장시킨다. 이는 20세기 후반 루시안 프로이트(Lucian Freud)나 에곤 실레(Egon Schiele)와 같은 작가들이 추구한 내면 표현 중심의 초상화 흐름과도 닮아 있다. 결과적으로 이 그림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감정과 구조, 직관과 기술이 균형을 이루는 드로잉으로 자리 잡는다. 작가는 단순히 얼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복잡하고 다면적인 아름다움을 직관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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