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지역에 자리한 원주의 관문과 조창
더위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탁 트인 풍광만큼 더위를 잠시 식힐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도 없다. 물길 따라가기에 좋은 곳은 배를 타기에도 좋은 곳이었고 나라를 운영할 세금이 오가던 곳이었다. 탁 트인 곳에 놓인 풍경을 보기 위해 원주를 찾아가 보았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에는 원주의 남한강이 흘러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올해 강원 방문의 해여서 오가며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 이정표를 자주 보게 된다. 바다를 기대하면서 강원도를 찾거나 계곡으로 떠나는 강원도의 여행도 있지만 탁 트인 풍광을 보는 강원도의 여행도 있다.
맑은 물과 시원한 나무, 그늘이 어우러져 대도시와 전혀 다른 시원한 풍경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이렇게 탁 트인 강둑길로 떠나보는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도 강원도라는 지역의 매력이다.
흥원창은 고려시대 전국에 설치된 13조 창 중 하나이자 조선 전기 9조 창 중 하나로서, 원주와 그 주변 지역의 세곡을 수납하여 경창으로 운송하는 남한강 수계의 대표적인 조창이다. 전에는 없었던 배모양의 전망대까지 만들어져 있다. 세곡 6석에 1석의 비용을 지불하는 포구 중 은섬포〔銀蟾浦, 이전 명칭은 섬구포(蟾口浦)〕가 흥원창이 있던 포구로 보고 있다.
지금처럼 찌는듯한 태양이 내리쬘 때는 이렇게 탁 트인 도로가 부담스럽겠지만 이날은 이 정도의 탁 트인 시야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해본다. 이 길 따라 끊임없이 배가 오가곤 했었다.
섬강 따라 흥원창이 설치가 되어 있는 곳은 국가생태탐방로이기도 하다. 국가생태탐방로는 기존 남한강자전거도로 흥원탕구간(4.4km)에 보도를 추가로 설치하여 사람과 자전거 모두 이용 가능하도록 조성된 탐방로이다.
국가생태탐방로에는 조운선 전망대를 비롯하여 자전거길, 공중화장실, 휴게쉼터등이 있는데 조운선 전망대는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서 물길을 따라 한양으로 곡식을 운반하던 조선시대의 배를 상징적으로 표현을 해두었다.
흥원창은 원주, 평창, 영월, 정선, 횡성 등 강원도 영서지방 남부 5개 고을의 세곡과 강릉, 삼척, 울진, 평해 등 영동지방 남부 4개 고을의 세곡을 수납, 보관하였다가 일정한 기일 안에 서울에 있는 조창인 경창으로 운송하였다고 한다. 국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세금이 필요했는데 조선시대까지 가장 큰 세금은 곡식이었다.
여름 하면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좋은 것이 있겠는가. 전망대를 보면서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가 있지만 이곳에는 양산이 필수다. 강원도와 강원관광재단은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18개 시·군과 함께 ‘강원 관광 소비 인증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 내 음식점, 전통시장, 카페 등에서 식사, 체험, 쇼핑 등을 한 후 받은 영수증을 ‘오케이(OK) 캐시백’ 애플리케이션에 인증하면 해당 시·군 기준으로 1000포인트가 자동 적립된다.
찌는듯한 더위가 있어야 이런 풍광의 모습이 찍힌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무더울 때도 무척 추울 때도 침대 밖은 위험하지만 나와야 이런 풍광을 볼 수가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조곡을 운반하던 흥원창이 활성화되었던 때에는 이 부근의 백성들도 그 일에 동원되었다고 한다. 일반 나루터는 상인들이 오가던 곳이었지만 이곳은 관청에서 운영하던 곳이었기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랐었다. 법천소공원부터 흥원창까지 2.4㎞ 구간 보행로를 정비하고 쉼터 3곳을 설치해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흥원창 노을과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으니 해사 뉘엿뉘엿 넘어갈 때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