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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정신건강, 메간 2.0

올여름 시원하게 보면서 다가올 미래사회를 생각해 보다.

사람이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고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답을 해주는 챗 GPT는 생각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과 같은 몸에 깃들게 되는 AI는 생각하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사람의 뇌가 컴퓨터의 알고리즘처럼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사고하지는 않지만 정상적이라면 상식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행동하지 않을 때 정신질환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2003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려면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정신건강 예산을 대폭 늘리고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올해 여름에 개봉한 메간 2.0이라는 영화는 성장통을 겪는 케이디와 부모로서의 젬마 입장 그리고 아이를 생각하면서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만들어진 메간이라는 AI와 그 AI를 기반으로 복제된 아멜리아 등이 예측불가 퀸 받는 대결을 그린 탈 장르 무비다. 전작이 스릴러 스타일로 그려졌다면 이번 작품은 정신적으로 더 정밀해진 AI와 사람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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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엔지니어 젬마는 조카인 케이디의 엄마나 다름없는 입장으로서 서로의 생각차를 극복하기 위해 메간을 설계했었다. 전작에서 AI 로봇 메간은 프로그래밍 오류로 인해 보호본능이 광적으로 폭주하며 큰 과오를 저질렀고, 결국 파괴된 바 있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성장하게 된다. 완벽해 보이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젬마는 케이디에게 격투기를 배우도록 하지만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을 공격하면서 또 다른 걱정거리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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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메간은 아이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자면 진화한 메간은 복합적이면서 정밀해진 감정선, 강화된 도덕성 등을 가지게 된다. 사람은 다층적인 감정선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끊임없이 정신을 조율하면서 복합적인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면 정신에 질환이 생기게 되고 사회활동을 하는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사회적 고립, 부모의 돌봄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요즘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과 관련질환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어린이가 지난 4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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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으로는 액션과의 융합이 더욱 두드러진다. 메간과 아멜리아의 액션 비중이 커지면서 호러와 스릴러 요소보다는 액션과 소통중심의 전개가 더욱 부각됐다.메간이라는 캐릭터는 어릴 때의 케이디의 정신상태와 공감했기에 그 변화를 잘 알고 있다. 이후로 성장했지만 청소년기의 케이디는 여전히 보호자인 젬마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녀의 감정을 경청하고 공감적 대화를 유도하며, 긍정적 피드백으로 자존감을 향상하는 정서적 지지를 강화하는 게 크게 도움 된다. 건강한 정신과 정신질환은 어릴 때의 환경이 무척 중요하며 이 시기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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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문제와 자살 예방을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친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돼야 한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류와 사회 시스템을 장악하고자 하는 욕망도 아멜리아를 통해 한층 더 강하고 주체적으로 그려지는 가운데 인간이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영화 '메간 2.0'은 AI와 인간의 뜻밖의 협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래에는 AI와 연동하여 정신건강을 치료하기도 하고 관리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지속적인 불신과 경계심을 드러내며 AI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재차 상기하는 가운데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불안과 정신건강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여름 영화가 메간 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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