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이어지는 곳에 자리하한 울산의 풍광을 만나볼 수 있는 바다
사람들은 누구나 위로받기를 원할 때가 있다. 여행이라는 것은 스스로에게 내어주는 작은 틈새이다. 일상에 파묻혀 살다 보면 감각들이 무디어지는데 이런 감각들을 다시 깨우며 잊고 지낸 것들을 다시 불러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받기에 좋은 계절이 여름이다. 봄이면 벚꽃이 피고 지고 여름이 되면 쨍한 태양이 눈을 시리기도 만들지만 이 역시 계절의 변화다.
다시 울산 송정항을 찾았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우리는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가 있다. 우주를 나아가는 것만큼이나 더 어렵다는 심해 탐사는 아직도 먼 이야기라고 한다. 사람들이 보는 바다는 얕게 지구를 둘러싼 정도만 알고 있다.
송정항은 울주를 대표하는 항 중에 한 곳이다. 바다로의 접근성도 좋고 해녀들이 여전히 이곳에서 물질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어촌체험마을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송정항 옆에 자리한 송정공원을 돌아본다. 송정방파제와 더불어 해안가변으로 횟집들이 있는데 여름 물회는 유난히 시원하고 맛이 좋다. 내친김에 간절곶까지 가보아도 좋고 주변에 있는 공원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울주는 동해에 있어서 한반도에서 제일 먼저 새해 여는 명소로 유명하지만 매일매일 해가 뜨는 곳이다. 탁 트인 해변과 소나무숲이 있으며 진하 명선교에서 10km 정도를 걷기 좋은 코스로 조성이 되어 있다.
항상 걷다 보면 필요한 것이 쉼터인데 울주군에 조성되어 있는 길은 전망대, 휴게쉼터, 잔디광장이 있어 멀리서 걸어온 사람들은 잠시 쉬어가기 좋다. 암초에 수시로 부딪치면서 겹겹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서 걷다 보면 항구 곳곳에서 걸려서 말려지고 있는 해산물도 보인다.
해안을 따라서 걷는 길에서는 바다 위 암초도 데크보다 높이가 낮아 멀리 수평선을 볼 수 있다. 바닷길은 평이한 나무데크가 길게 이어져 있어 걷기 편한데 높은 바위길을 올라가면 절벽 사이사이 위태롭게, 하지만 튼튼히 버티고 있는 소나무 사이로 방파제에 둘러싸인 송정항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할 것 없이 모든 길에 계단이 없고 휠체어도 오를 수 있도록 평평해 남녀노소 누구나 다닐 수 있으니 장애가 있는 분들이나 연령대가 있는 분들도 방문하면 좋을 여행지다.
걷다 보면 바다에서 잡힌 다양한 해산물을 볼 수가 있다. 여행에서 머물면서 맛있는 해산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작은 행복감을 느낄 때가 있다. 해녀의 숨비소리도 어디선가에서 들리는 것도 같은 송정항에서는 울주의 물회의 여운, 그리고 여유로운 바다풍경까지 볼 수가 있었다.
1구간 연인의 길(명선교~대바위공원), 2구간 낭만의 길(대바위공원~간절곶), 3구간 소망의 길(간절곶~평동항), 4구간 사랑의 길(평동항~나사해수욕장), 5구간 행복의 길(나사해수욕장~신암항)로 나뉜 구간 중에 분명히 한 곳 이상은 자신의 마음에 남는 풍경을 만드는 구간이 있을 것이다. 모래사장 대신 기암괴석과 몽돌로 채워져 있어 색다른 자연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울주의 매력이다.